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에 대한 북한측의 직접 조문은 현재 소강상태에 있는 장관급 회담 등 남북대화 재개에 상당히 긍정적인 신호로 해석할 수 있을 것 같다.사상 처음 분단의 벽을 넘어 이뤄진 이번 조문은 비록 정치적인 확대 해석을 경계해야 할 사항 임에도 불구하고 향후 남북관계 진전에 새로운 돌파구로 작용할 것이 틀림없어 보인다.
특히 북한측 조문단이 현대아산의 금강산 사업 등에 대해 "유가족들이 고인의 뜻을 받들어 계속하길 바란다"고 언급함으로써 이 같은 분석에 더욱 무게가 실린다.
정부는 공식적으로 부인하지만 북한 조문단 일행과 소강국면의 대화재개 방안을 협의했을 개연성은 충분하다고 본다.
북한 조문팀이 평양으로 돌아가기 전 잠시 신라호텔에서 휴식을 취하는 동안 우리 당국자들과 만났을 가능성에 주목한다.
우리는 이 자리에서 한미 정상회담 이후 교착국면에 있는 장관급 회담의 재개 등 남북 대화에 관해 어떤 형태로든 의견을 교환하지 않았을까 짐작한다.
지난 94년 김일성주석 사망 때 조문을 둘러싸고 우리사회 내부가 시끄러웠던 사실에 비춰보면 이번 조문은 나름대로 의미가 있다.
물론 서울답방을 앞두고 있는 김 위원장이 자신의 이미지 제고를 위해 전술적 계산을 했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죽음을 눈앞에 둔 고령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소떼를 몰고 고향을 찾기도 한 노 사업가의 수구초심(首丘初心)에 대한 응분의 예의라고도 할 수 있다.
어쨌든 우리는 고 정 명예회장에 대한 조문을 계기로 북한이 다시 대화의 길로 나서 주기를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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