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지법 민사6부(성백현 부장판사)는 25일 용인 이씨 사맹공파 출가여성 이원재(54)씨 등 5명이 "여성들에게도 종중 재산을 균등 분배하라"며 종중(宗中)을 상대로 낸 종중원 지위확인 청구소송에서 원고패소 판결했다.재판부는 "원고측은 종중 규약에 '종원은 성인으로 한다'는 조항이 있는 만큼 여성도 종원에 포함된다고 주장한다"며 "그러나 종중의 본질과 관례에 비춰 이 조항이 여성을 종원에 포함하기 위한 의도로 만들어진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대법원 판례(1996년)에 따르면 종중은 공동선조(共同先祖)의 분묘수호(墳墓守護), 제사, 종원 상호간의 친목을 목적으로 하는 공동선조의 후손 중 성년 이상의 남자를 종원으로 구성되는 종족의 자연적 집단이다.
이에 대해 한국여성단체연합 남윤인순(45) 사무총장은 "현행 가족법에는 출가여부와 관계없이 아들ㆍ딸이 고르게 재산을 상속받도록 돼 있다"며 "이번 판결은 시대의 흐름에 역행하는 것"이라고 유감을 표시했다.
이씨 등은 종친회가 99년 11월 종중의 토지 매각대금 570억원을 20세 이상 남자(1인당 1억5,000만원)와 그 자녀(1인당 1,500만원)들에게만 분배한 데 반발, 자신들을 포함한 출가여성 80여명에게도 1인당 2,000만원씩 지급받았다.
그러나 종친회가 며느리들에게도 3,000만원씩 추가 지급, 사실상 남자들의 지급액이 늘어나자 소송을 냈다.
김영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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