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인(巨人)이 떠나 슬프다."(이건희 삼성 회장)"조만간 삼성을 방문하겠다."(정몽구 현대차 회장)
재계의 라이벌인 현대가(家)와 삼성가가 고 정주영 현대 명예회장의 빈소에서 '화합 의식'을 가졌다.
이건희 삼성 회장은 23일 고인의 빈소가 차려진 서울 청운동 자택을 방문, 조문하고 정세영 현대산업개발 명예회장과 정몽구 현대ㆍ기아차 회장 등 유족들을 위로했다.
특히 이날 조문에는 이 회장의 장남으로 최근 경영참여를 공식화한 이재용 삼성전자 상무보도 함께 와 정몽구 회장의 아들인 정의선 현대차 상무와 만나 눈길을 끌었다.
함께 조문온 윤종용 삼성전자 부회장, 이해규 삼성중공업 부회장 등 삼성 계열사 최고 경영진(CEO)들도 현대와 현대ㆍ기아차 사장단을 만나 인사를 나눴다.
빈소에 도착한 이 회장은 정세영 명예회장이 "건강해 보입니다"라고 인사를 건네자 "고인이 건강하게 5년만 더 사셨으면 한국경제가 달라졌을 것"이라고 애도했다.
이 회장이 빈소를 나서자 정몽구 회장은 "와줘서 고맙습니다. 조만간 삼성을 방문하겠습니다"라며 최근 삼성이 업무용 차량으로 현대 에쿠스 승용차를 구입해준 것과 조문에 감사의 뜻을 전하고 현관까지 배웅했다.
이 회장은 대문을 나서며 고인의 업적을 묻는 기자들에게 "한마디로 말하기 어려운 분이지만 다이나믹하고 선견지명과 추진력 등 여러 좋은 점을 가지신 분"이라며 "앞으로 삼성과 현대는 좋은 경쟁관계가 될 것"말했다.
김호섭기자
dream@hk.co.kr
■王회장 운구도 '계열사 배려'
현대는 25일 오전 8시 청운동 자택에서 열리는 정주영 전 명예회장 발인제에 유가족과 현대 계열사 및 관계사 사장급 이상만 참석시키기로 했다.
운구는 현대의 24개 계열사에서 각각 1명씩 뽑은 키 175cm의 남자 직원 24명이 제복 차림으로 하게 되며 운구차량은 현개 계동사옥과 광화문을 거쳐 곧장 서울 중앙병원 영결식장으로 이동한다.
정 부사장은 "현대 그룹 전 직원이 고인을 평안히 떠나보낸다는 의미로 각사 1명씩 뽑았다"고 말했다.
영결식장은 1,600석 규모로 마련됐으며 이병규 현대백화점 사장의 약력보고와 고인의 육성 및 영상물 상영, 유창순 전경련고문의 추모사와 헌시, 헌화 분양의 순으로 이어진 후 장지로 향한다.
경기 하남시 창우리 가족묘역은 350평 규모로 조성됐으며 묘역에는 정 전 명예회장의 부친 묘가 있고 그 아래편에 고인의 묘가 크지 않은 규모로 조성된다.
김호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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