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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시-첸치천 회담 / 美-中 첫 탐색전 "이견만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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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시-첸치천 회담 / 美-中 첫 탐색전 "이견만 확인"

입력
2001.03.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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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중국간의 '이견'이 재확인됐다.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과 첸치천(錢其琛) 중국 부총리가 22일 백악관에서 회담을 가졌으나 양국 현안 및 국제문제에 대해 상호 이견을 확인하는 데 그쳤다. 이번에는 서로의 진의를 파악하는 탐색전에 그쳤지만, 대만에 대한 미국의 이지스 구축함 판매가 결정된다면 양국관계는 급랭할 것이 확실하다.

부시 대통령과 錢 부총리는 이날 회담에서 미국의 국가미사일방어(NMD) 체제 추진, 미국의 대만 무기 판매, 중국 인권문제 등에 대해 이견이 있음을 굳이 감추지 않았다. 부시 대통령은 "나의 입장은 확고하고 우리 입장에 대해 그(錢부총리)의 입장도 확고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부시 대통령은 "미국은 대만 방위에 대한 의무를 준수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히는 한편 중국에 억류중인 중국계 미국인 교수 가오잔(高贍)의 문제와 종교 자유 제한 등 중국의 인권문제도 거론했다. 그러나 부시 대통령과 錢 부총리는 이번 회담에서 상호 조심스런 태도를 취했다.

대만에 대한 무기판매 문제는 논의됐으나 이지스함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거론하지 않았다. 부시 대통령은 무기판매에 대해 결정된 바가 없다고 밝혔다. 미국의 한 고위관리는 "부시 대통령은 미국이 중국에 위협이 되는 어떠한 행위도 하지 않을 것임을 중국 지도부에 전해주길 바란다고 錢 부총리에게 부탁했다"고 전했다.

부시 대통령이 존중하는 자세로 중국을 대할 것이며 미중 우호관계가 최선의 국익이 될 것이라고 말하자, 錢 부총리는 미중 협력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태평양지역은 물론 세계의 이익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화답했다.

양국의 이 같은 애매한 관계는 내달 열리는 미국과 대만의 무기판매협상 결과에 따라 변화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미국이 이지스함 판매를 강행할 경우, 미중 관계는 1995년 리덩후이(李登輝) 전 대만총통의 방미 이후 최악으로 치달을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은 미국의 이지스 구축함 판매를 중국에 대한 절대위협으로 보고 있다.

반면 국제환경의 변화와 중국의 유연한 대미 자세를 볼 때 양국관계가 마구잡이 파국으로 흐르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중국의 지난 해 대미수출액이 800억 달러에 달하고, 10월 상하이(上海)에서 개최되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정상회담에 부시가 참석하는 등 양국 관계는 냉전시대와는 달라졌기 때문이다.

중국은 부시 대통령이 중국을 '전략적 파트너'가 아닌 '경쟁국'으로 규정하는 등 강경입장을 보이는데 대해서 적대적인 반응을 자제하고 있다. 주룽지(朱鎔基) 총리는 NMD에 대해 미국과 논의할 용의가 있으며, '경쟁국'이란 용어는 반드시 나쁜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고 밝힌 바 있다.

최기수기자 mount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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