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회원국들이 연임 기회를 준다면 영광스럽게 받아들이겠다." 코피 아난(62) 유엔사무총장이 22일 5년 임기의 사무총장직 재출마를 공식 선언했다.아프리카 가나 출신으로 1997년부터 사무총장을 맡아 올해 12월31일 임기가 끝나는 그는 이날 기자회견을 갖고 평화정착과 인권신장을 위해 재출마하겠다고 밝혔다.
유엔사무총장은 각 지역그룹 별로 돌아가며 5년 임기를 2차례 연임해 10년씩 맡는 게 관례다. 하지만 아난의 경우는 전임자인 부트로스 부트로스-갈리가 아프리카 대표로서 5년 단임으로 물러나면서 후임을 맡았기 때문에 올해 말이 아프리카 지역그룹에 배정된 10년 임기의 끝으로 해석될 수 있다.
30여년간 유엔에서 잔뼈가 굵었고 1950~1960년의 다그 하마슐드 전 사무총장 이후 가장 영향력있는 사무총장이란 평가를 받고 있는 아난은 이변이 없는 한 재선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특히 부트로스-갈리의 연임을 막고 아난을 내세웠던 미국은 아난의 재출마 선언 직후 콜린 파월 국무부장관의 논평을 통해 "훌륭하게 업무를 수행해 온 것으로 생각한다"고 찬사를 보냈다. 유럽연합(EU)도 "열렬히 환영한다"는 성명을 냈다.
그러나 아난의 연임에는 중국 변수가 남아 있다. 관례상 아시아 차례인데다 중국이 거부권을 가진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이기 때문이다. 중국은 다음달 아시아지역 회의를 갖고 입장을 정리할 예정이나 아직까지 뚜렷한 인물과 의견일치는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유엔사무총장은 안보리의 합의과정을 거친 단일후보 추천을 총회가 승인하는 형식으로 선출된다. 아시아 출신의 사무총장은 1962~1971년 재임했던 버마(현 미얀마)의 우 탄트가 유일하다.
최진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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