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민주당에서는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이 전날 주례보고 때 김중권(金重權) 대표를 단독 면담하면서 당부한 내용을 넣고 한바탕 논란이 일었다.김 대통령이 김 대표에게 "당과 정치, 국회를 맡아 소신껏 일해 달라"고 말한 것이 알려지면서 김 대통령이 당과 정치에 관한 '전권(全權)'을 김 대표에게 위임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제기된 것.
민주당내 차기 주자들의 경쟁과 관련해 김 대통령의 의중, 즉 '김심(金心)'이 이미 김 대표에게 쏠린 것 아니냐는 확대 해석까지 나왔다.
설왕설래가 확산 조짐을 보이자 김 대표측과 민주당이 서둘러 진화에 나섰다.
김영환(金榮煥) 대변인은 "전임 서영훈(徐英勳) 대표 때에도 늘상 나오던 얘기"라면서 "특별한 의미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김 대표측에서는 "꼭대기에 올려 놓고 흔들려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까지 내비쳤다.
청와대 쪽에서도 이례적으로 "대표가 책임감을 갖고 정책개발, 국회운영 등을 해 달라는 얘기"라며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다"는 코멘트가 나왔다.
이 같은 해프닝에 대해선 김 대표가 22일 당 대변인단과의 만찬 때 김 대통령과의 단독 면담 내용을 전하면서 "대통령께서 남북관계와 경제에 전념할 테니 대표는 당과 정치를 맡아달라고 했다"며 은연중 '역할분담'을 시사한 것이 확대 해석을 자초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고태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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