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6학년 아들과 7살난 딸을 키우는 박모(40ㆍ서울 양천구 목동)씨는 이달 초 인근 아파트 1층으로 이사를 갔다.맞벌이를 하는 박씨가 퇴근 하면 아이들이 반가운지 집안을 마구 뛰어다녀 민망한 꼴을 당하기 일쑤였기 때문이다.
지난해 10월에는 급기야 아래층 아주머니로부터 점잖은 부탁을 받았다. "고3인 딸아이가 수능 공부를 하는데 제발 몇 달 만 아이들이 뛰지 않도록 해달라"는 당부였다.
이사간 첫날 박씨는 집안에 작은 농구대를 설치하고 한바탕 스트레스를 풀었다.
박씨처럼 소음을 내지 않기 위해 조심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한 밤에 동네가 떠들썩하도록 못을 박는 사람도 있다.
심지어 요즘에는 노래방기계를 들여놓고 친구들을 불러 한 잔 걸친 뒤 자정이 지나도록 목청을 높이는 아저씨 아주머니도 있다. 위층에서 세탁기만 돌려도 예민해지는 아파트에서 이런 이웃을 두면 여간 고역이 아니다.
소음분쟁이 그치지않자 지난달에는 '아파트 주거문화개선 시민운동본부'까지 발족됐다.
독일이나 미국 등지에서는 소음 피해를 줄 경우 벌금을 부과하거나 전세입주자에게 퇴거명령을 내리기도 한다. 이웃을 배려하는 것은 공동생활의 기본이다.
정정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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