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베이트 발설 제약사는 왕따시킨다.'경찰의 의료계 약품 리베이트 수사와 관련, 의사들이 끝까지 비밀을 지킨 제약사는 우대해 주는 반면 협조(?)한 제약사에 대해서는 집단왕따 움직임을 보여 빈축을 사고 있다. 이 같은 움직임은 검찰의 의ㆍ약계 비리 내사와도 맞물려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지난해 10월부터 국내 굴지의 8개 제약회사에 대한 조사에 착수, 관련 서류를 압수하고 영업직원들을 줄줄이 소환했다. 이 과정에서 일부 제약사는 리베이트 제공 의사들의 명단을 진술한 반면 일부는 끝까지 혐의를 부인했다.
이 사실이 의료계에 입소문으로 퍼지면서 리베이트 명단을 발설한 것으로 알려진 A사와 B사는 '신의없는 거래처'로 찍혀 영업활동에 차질을 빚고 있다.
A사 영업담당자는 "영업차질로 고혈압 치료제 매출이 조금씩 떨어지는 추세"라고 밝혔고, B사 관계자도 "의사들이 '믿지 못할 상대와 불안해서 어떻게 거래하느냐'며 대면을 기피, 고지혈증 치료제 매출이 주춤하고 있다"고 곤혹스러워 했다.
그러나 끝까지 혐의를 부인하다 영업직원들이 횡령 혐의로 입건된 C사는 신인도 상승과 매출신장에 휘파람을 불고 있다.
C사 관계자는 "고혈압과 고지혈증 치료제 매출이 7~10%가량 늘고 있다"며 "신의있는 업체로 인지도가 올라가는 분위기"라고 귀띔했다.
제약업계의 한 관계자는 "약품 선택권을 지닌 의사들이 비밀을 발설했다고 불매운동 등 불이익을 주는 것은 심한 처사"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종합병원 한 관계자는 "비밀을 발설했다고 약품공급처를 즉시 바꾸기는 현실적으로 힘들다"면서도 "장기적으로 입지약화나 영업활동 차질 가능성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배성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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