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사실이 왜곡됐으며, 열악한 연구환경을 도외시한 채 학자들만 매도해서는 안된다."20일 동국대 불교학부의 연구업적 부실을 비판해 불교계에 뜨거운 논란을 빚은 '동국대 불교대학을 중심으로 본 한국불교학의 진단과 전망' 세미나(본보 3월 17일자 17면)에 대해 동국대 불교대학 학장인 보광(普光ㆍ50ㆍ사진) 스님은 할 말이 많았다.
동국대 불교학부 교수들이 1996년 이래로 전문학술서적을 한 권도 출간하지 않았다는 김종명씨의 발표에 대해 "아직 2000년도 업적 자료는 취합도 되지 않았다.
나만 해도 지난해 학술서적을 두 권 출간했다"고 반박했다. 또한 교수 정원이 18명임에도 1996년 퇴임한 교수, 이후 새로 임용된 교수들을 모두 포함, 24명으로 계산함으로써 저서 출판률을 낮췄다고 지적했다.
대학 위상에 대한 반론도 제기했다. 지금까지의 대학 위상은 학부중심의 교육 기관이라는 것이다. 연구 중심 대학을 지향한 현 동국대 헌장도 지난해 만들어진 것으로, 이 잣대로 지난 10년간을 평가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일본의 불교학자가 3,000여명에 이르지만 한국의 불교학 전체 교수는 50명이 안된다. 이 인원이 교육과 포교활동까지 해야 하는 환경을 도외시한 채, 대학원 위주로 구성된 외국의 연구중심대학과 단순 비교하는 것은 무리다."
동국대 불교학부 교수들은 21일 성명서를 발표하고 "불교대학 교수들의 연구업적이 다른 교수들에 결코 뒤지지 않는다"며 "세미나에서 주장하는 내용은 오늘날 한국의 거의 모든 대학이 직면하고 있는 문제"라고 밝혔다.
이들은 "지적한 문제점은 잘 알고 있다"며 "이번 세미나를 학자로서의 각오를 다지고 불교대학의 발전 방향을 재정립하는 계기로 삼겠다"고 말했다.
송용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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