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오브 섀도우'(감독 조 벨링거)의 줄거리는 대강 이렇다. 영화 '블레어 윗치'의 촬영지였던 버킷츠빌은 영화 성공 후 명소가 된다.마을 청년인 제프(제프리 도노반)는 사업을 시작한다. '블레어 윗치 헌트' 투어에 응모한 사람은 4명, 열성팬 킴(킴 디렉터), 마술을 숭배하는 에리카(에리카 리어슨), 책을 출간할 예정인 대학원생 커플 트리스텐(트리스텐 스카일러)과 스티븐(스티븐 바커 터너)이다. 이들은 이상한 첫 밤을 보낸 후 기억을 맞추어 보지만 이상하게 아귀가 맞지 않는다.
스티븐의 집으로 돌아온 이들에게 악몽이 현실이 돼 나타난다.
아마 이 영화가 '블레어 윗치'의 후속편이 아니었더라면, 긴장과 신비함을 웬만큼 갖춘 공포영화로 평가받았을지도 모른다.
또한 미디어가 '보여줄 수 있는 것' 과 '보여줄 수 없는 것'에 대한 존재 확인적인 영화로도 비쳤을 지도 모르는 일이다.
'블레어 윗치'는 너무나 많은 사회문화적 의미를 갖고 있었다. 가공의 이야기를 다큐멘터리적 기법으로 촬영하고, 인터넷을 통해 '가공'과 '실재'의 경계를 넘나들면서 홍보하는 방식은 가상과 실존의 경계에 대한 철학적 질문을 던졌다.
35㎜필름으로 제작된 속편은 그러나 전편의 열렬한 지지자였던 네티즌들이 영화를 맹공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공포의 새로운 내용이나 영화의 새로운 현식을 창조하는 데 실패하고, 대신 전편의 명성에만 기댄 속편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박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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