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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IT도시들] (15)英 케임브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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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IT도시들] (15)英 케임브리지

입력
2001.03.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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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케임브리지는 유럽 첨단과학단지의 원조이다. 런던에서 북동쪽으로 96㎞떨어진 이 곳은 명문 케임브리지대학으로 유명하지만 1990년대 들어 IT도시로도 이름을 날리고 있다.물리 화학 수학등 기초과학의 메카였던 이 곳은 1999년 뉴스위크가 미국의 실리콘 밸리에 필적할 수 있는 도시중 하나로 꼽을 만큼 첨단산업의 산실로 자리잡았다.

케임브리지시 주변에는 각종 IT, BT(생명공학)와 관련된 연구소와 벤처기업들이 몰려있다.

현재 벤처기업과 연구소가 무려 1,500여개나 들어서 있고 종사 인원만도 4만명이 넘는다.

그 중에서도 케임브리지대학의 트리니티 칼리지(Trinity College)가 운영하는 케임브리지 사이언스파크는 이 지역의 핵심이다.

트리니티 칼리지는 아이작 뉴튼, 어니스트 러더퍼드 등 천재적 물리학자를 배출하고 찰스 황태자가 다녔던 곳으로 케임브리지대학내 31개 칼리지 중에서도 첫 손가락으로 꼽히는 명문.

트리니티 칼리지가 1970년에 땅을 쾌척해 설립한 사이언스파크에는 2001년 3월 현재 64개의 벤처기업(종사자 4,000여명)이 입주해 IT와 BT, 인터넷관련분야와 소프트웨어산업 중심의 기술연구와 상품아이디어를 쏟아낸다.

최근 케임브리지에서 각광받고 있는 것은 바로 BT산업이다. 여기서 가장 핵심적인 연구소는 의학연구위원회(MRC:Medical Research Council)의 분자생물학연구실(The Laboratory of Molecular Biology).

이 곳에서 DNA의 나선형구조를 밝혀낸 프란시스 크리크와 짐 왓슨 등 9명이 10차례에 걸쳐 노벨상을 탔다.

또 최근 인간게놈지도를 밝히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했던 생거센터는 LMB 출신의 프레드 생거 박사가 세운 연구소이며 미국 셀레라 지노믹스의 크레이그 벤터 박사도 생거센터 출신이므로 이곳은 인간유전자와 단백질연구의 명실상부한 모태인 셈이다.

1990년대 후반 들어 이 지역은 언론의 집중적인 취재대상이었다. 지난해 7월에는 이곳에서 성장한 지노믹스사가 미국 나스닥에 상장됐다.

또 3년전부터 케임브리지 공과대학에 각종 투자를 하며 눈독을 들여온 빌 게이츠도 2004년 마이크로소프트 리서치센터를 설립, 본격적으로 이곳의 인력과 기술을 활용할 예정이다.

미국 벤처기업가들의 왕래가 잦아지자 미국 콘티넨털항공사는 자사 항공기의 영국내 이착륙 공항을 히드로에서 아예 케임브리지 인근의 스텐스테드로 옮겼다.

단지를 개발한 트리니티대학은 기업들에 공간을 임대해주고 수익금을 단지개발과 창업기업육성에 다시 투자하는 방식으로 이 곳을 키우고 있다.

일반적으로 창업기업에는 50~200㎡의 사무공간을 3년간 제공하고, 일정규모 이상의 기업에는 200㎡이상의 개별건물을 25년간 5년 단위 재계약 방식으로 제공한다.

1999년부터 사이언스 파크 홍보를 맡아온 비드웰사의 데비 그린슬레이드는 "다양한 정보와 첨단 인력을 필요로 하는 벤처기업의 속성상 이곳은 적격지"라고 강조했다.

단지는 각종 편의ㆍ복지시설도 갖추고 있다. 최근에는 컨퍼런스 센터와 레스토랑이 문을 열었고 피트니스센터, 115명의 아이들을 수용할 수 있는 유아원도 생겼다

케임브리지 지구를 포함해 동부잉글랜드 지역의 첨단산업 유치와 개발을 담당하고 있는 동부잉글랜드 개발청 사업담당 책임자인 잰 앤드루는 "케임브리지 사이언스파크에서 터득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각 지역의 특성에 맞는 파크를 집중적으로 개발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진환기자 choi@hk.co.kr

■사이언스파크 디렉터 페어브라더 박사

"케임브리지 사이언스파크는 입주기업들이 인력 및 금융조달, 서비스지원과 인적 자원 훈련을 함께 하고 공동시설을 활용함으로써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습니다."

케임브리지 사이언스파크 디렉터인 제레미 페어브라더박사는 하이테크 기업들의 집단촌이 서서히 위력을 나타내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최근 몇 년간 해마다 케임브리지 단지에 평균 25개 업체가 입주하는데 창업기업들의 5년이상 생존률이 영국 전체의 50%보다 훨씬 높은 88%를 기록하고 있다"며 "이는 그만큼 여건이 좋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케임브리지 사이언스파크의 특징을 단지의 자율적인 운영에서 찾았다.

그는 "입주회사 선정부터 건물 설계, 대외홍보에 이르기까지 단지운영과 관련된 모든 업무를 전문 컨설턴트사인 비드웰에 완전히 맡기다 보니 불필요한 간섭이 줄어들고 그 만큼 일의 효율도 높아졌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그는 칼리지의 역할이 ▦전문가와의 자문중개 ▦대학 및 정부가 수행하는 각종 지역발전 프로그램 참여유도 ▦기업의 자금확보 지원과 편의시설 설치 ▦전국적 차원에서 기술혁신촉진 등이라고 꼽았다.

일단 단지로 들어온 기업은 끝까지 도와준다는 자세로 대하고 있다는 것이다.

페어브라더 박사는 "이와 같은 지원에 힘입어 케임브리지에서 첨단기업들이 집중하면서 고도성장효과가 나타났다는 사실이 입증됐고 이를 가리켜 '케임브리지 현상'이라는 용어까지 등장했다"고 자랑했다.

그는 이어 "1990년대 중반부터 파크에 입주하려는 연구소와 벤처기업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을 정도로 인기가 높다"며 "지속적인 단지확장과 다른 기관들과의 유기적인 연계도 꾀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과학육성단지 '파크'72개 8개지역청서 측면지원

영국은 유럽에서 프랑스 핀란드와 함께 대표적인 IT국가이다.

자본을 앞세운 미국의 유럽 전진기지로 자리잡고 있는 영국의 가장 큰 자산은 역시 탄탄한 과학기술력.

지금까지 노벨상 수상실적 2위, 세계 전체 논문발표건수의 8.2%, 논문인용건수의 9.2%를 차지하는 것만 봐도 그 위상을 짐작할 수 있다.

이와 함께 1990년대 들어 정부 차원에서 적극적인 의지와 지원을 아끼지 않았고 민간재단 등의 도움을 받아 IT산업은 급속히 성장하고 있다.

1970년대부터 등장한 사이언스파크는 대학을 중심으로 각종 연구기관과 벤처기업 등이 한 곳에서 어우러지면서 IT산업을 주도하고 부흥시킨 원동력이었다.

1984년 설립한 영국사이언스파크협회에 등록된 파크는 현재 72개. 하나하나가 독특한 IT, BT 관련 인력과 기술이 몰려있는 첨단과학육성단지들이다.

사이언스파크를 측면 지원해주는 것이 지역개발청(RDA:Regional Development Agency)과 웰컴 트러스트 등 비영리재단.

영국 전역을 8개 권역으로 나누어 담당하고 있는 RDA는 투자, 인력양성, 기업 및 조직간의 네트워킹, 토지이용 등의 기본방향을 제시하면서 홍보, 투자유도 등의 역할을 하고 있다. 북동 잉글랜드, 스코틀랜드, 북아일랜드 개발청 등은 한국에도 지사를 설치했다.

또한 세계최대의 의학연구 지원재단인 웰컴 트러스트 등은 대학연구소는 물론 벤처기업들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

웰컴트러스트는 자본금만 150억 파운드(약 27조원)에 이르며 1999~2000년도에만 6억파운드(약 1조 1,000억원)를 생거센터의 게놈프로젝트등에 지원했다.

케임브리지대학 생화학과 박사과정의 정효일(35)씨는 "첨단산업이 미국을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상황에서 영어권국가로서 장점을 지니고 있는데다 고도의 과학기술을 앞세운 영국의 저력은 앞으로 큰 힘을 발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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