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연한 봄 기운과 함께 지역 축제가 봄기지개를 켜고 있다. 봄나들이와 축제. 흥겨운 여정이다. 특히 고유한 볼거리와 먹거리가 있어 더욱 좋다.초봄의 가 볼 만한 축제는 경주에서 벌어지는 '한국의 술과 떡잔치 2001'과 전남 영암군이 마련하는 '영암 왕인문화축제' 등. 두 축제가 모두 나라가 지정하는 문화관광축제에 선정될 만큼 내용이 튼실하다.
충남 서천의 작은 포구 마량에서도 봄축제를 마련했다. 맛과 멋을 아우른 '동백꽃과 쭈꾸미 축제'이다.
30일부터 4월 4일까지 경주 보문관광단지 내 엑스포 행사장에서 열리는 '한국의 술과 떡잔치 2001'은 우리 민족과 희로애락을 같이 해 온 대표적인 두 먹거리를 다시 생각하는 행사. 올해로 네 번째를 맞는다. 주제는 '세계 속의 우리의 맛, 멋, 그리고 흥'이다.
중요무형문화재로 지정된 전국 각지의 전통주 제조자와 떡업체가 참가해 60여 종의 술과 떡상을 차린다.
실제 떡은 물론 도구와 자료도 전시한다. 중국과 일본에서도 우호단이 참가해 그들의 술과 떡을 자랑한다.
올해에는 특히 일반인 참가 프로그램을 크게 확대했다. 떡메치기, 누룩디디기, 술이름 맞히기, 가래떡 썰기, 화전 만들기 등 푸짐한 상품이 걸린 행사가 계속 열린다.
행사기간 중 보문관광단지에 만개하는 벚꽃도 만만치 않은 볼거리이다. 문의 경주시청 관광진흥과 (054)779-6396
영암 왕인문화축제는 4월 7일부터 10일까지 왕인박사 유적지, 도기문화센터 등 영암군 일원에서 열린다. 일본 아스카문화를 꽃피우게 한 백제 왕인 박사의 위업을 재조명하는 의미있는 행사이다.
왕인박사 춘향대제, 월출산 바우제, 왕인박사 도일 기원제, 대동제 등이 펼쳐진다. 도전 천자문 250계단, 왕인 후예 선발대회 등 관광객이 참가할 수 있는 행사와 종가대표 음식전, 향토 음식전 등 특별 전시회도 마련된다.
행사 기간에는 영암 주민 대부분이 옛 백제시대의 의상을 입고 다닌다. 월출산의 기암 봉우리와 맞물려 시간을 거슬러 옛날로 돌아간 듯한 착각에 빠지기도 한다. 문의 영암군 향토축제 추진위원회 (061)470-2253
충남 서천군 마량포구는 대표적인 쭈꾸미 산지. 오후 2시께면 50여 척의 쭈꾸미잡이배가 시커먼 먹물로 뒤덮인 쭈꾸미를 잡아 포구로 들어온다.
마을 옆 바위 언덕에는 천연기념물 제169호로 지정된 동백숲이 있다. 한반도 최북단 동백숲으로 평균수령 500년이 된 100여 그루가 꽃을 피운다.
마량포구는 이 천혜의 먹거리와 볼거리를 연계한 '동백꽃과 쭈꾸미축제'를 31일부터 4월 13일까지 연다.
축제기간에는 주민들이 직접 쭈꾸미 요리장터를 꾸민다. 쭈꾸미회, 볶음, 무침 등의 요리를 내놓고 관광객이 직접 요리에 동참하는 샤브샤브 메뉴도 마련할 계획이다.
샤브샤브는 1㎏에 1만 5,000 원, 회와 두루치기는 2만 원 선이다. 바다 산물에 쭈꾸미만 있는 것이 아니다. 대하, 해삼, 우럭, 놀래미 등도 맛볼 수 있다. 특산품 판매장을 열어 한산소곡주, 까나리 액젓도 판매한다.
동백숲이 있는 곳에 제법 큰 정자 동백정이 있다. 동백정은 서해안에서 일몰의 명소로 꼽히는 곳. 자그마한 돌섬 뒤로 넘어가는 낙조가 일품이다.
비슷한 기간(29~4월 1일) 인근 당진군 송악면에서는 초대형 민속줄다리기인 기지시줄다리기 축제가 열린다. 함께 둘러볼 수 있다. 문의 충청남도 관광과 (02)220-3332
권오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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