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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실바니아대 이정남군 - 시각장애 美입양아 로즈장학생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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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실바니아대 이정남군 - 시각장애 美입양아 로즈장학생으로

입력
2001.03.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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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입양아가 선천성 시각장애의 역경을 딛고 영예의 로즈 장학생에 뽑혔다. 미국의 피플지는 최근호에서 자카리 배틀스(21ㆍ한국명 이정남)군의 미담을 '인생승리'로 소개했다.이 군은 한국의 중산층 가정에서 태어났지만 선천성 장애 때문에 태어나자마자 고아원에 버려졌으며 4세 때인 1983년 8월에 장애인만을 입양해 온 음악교사 리처드 배틀스 부부의 양자가 돼 미국으로 건너오게 됐다.

이군은 그 후 시각장애인을 위한 특수컴퓨터의 도움으로 고교시절 '올 A'를 받고 점자책 빨리 읽기 대회에서도 우승을 하는 등 두각을 나타냈다. 이군은 화학실험용 버너의 불꽃소리만 듣고도 온도를 알아맞출 정도의 예민한 청각으로 시각장애를 극복했으며 서양장기에도 수준급 실력을 갖추었다.

이군은 97년 펜실베이니아 주립대에 진학해 올 5월 평점 4.0 만점으로 수학과 프랑스어, 컴퓨터과학 등 3개 부문의 학사학위를 받게 됐다. 이에 그치지 않고 그는 미국 대학생이라면 누구나 선망하는 로즈 장학생에 뽑혀 3년간 영국의 옥스퍼드대에서 수리분석을 공부하게 됐다. 올해의 로즈장학생은 950여명의 지원자 중 32명을 뽑아 경쟁률이 30대1이었다.

이군은 독실한 기독교 신자로 방학 때면 보스니아 난민들에게 영어를 가르치고 우크라이나와 코스타리카의 장애인을 위한 봉사활동을 펼쳤으며 영국에서도 봉사활동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피플지는 이군이 18세 때 처음 생부에게 편지를 썼지만 친부모가 자신을 버린 것이 '기회의 땅'에 오게 된 계기가 됐다는 점 때문에 적개심은 갖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군은 작년 6월 자신의 여동생도 선천성 시각장애로 고아원에 버려진 것을 알고 이를 묻는 편지를 보낸 뒤 현재 답장을 기다리는 중이다.

/뉴욕=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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