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과 북이 함께 만드는 잡지가 국내 처음으로 창간됐다. ㈜민족이십일(대표이사 박충열)은 지난 해 12월 북한 계간지 '민족대단결'과 기사교류에 합의하고 최근 월간지 '민족21' 창간호를 발간했다. 발행인은 강만길 상지대 총장이 맡았다.진보적 성향의 월간 '말'지 출신 기자들이 주축이 된 '민족21'은 지난 해 6ㆍ15공동선언 이후 '화해의 언론을 만들자'라는 취지로 잡지 창간을 준비해왔다.
통일운동가 고 임창순 선생의 유지에 따라 설립된 청명문화재단과 몇몇 기업인들이 자본금을 마련했으며, 도진순 창원대 교수, 전현준 통일연구원 연구위원, 김용태 민예총 사무총장 등이 편집기획위원과 지도위원으로 참여했다.
177페이지의 창간호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민족 대단결'에서 보내온 축사. 북한의 대표적인 계간지인 '민족대단결'은 '민족21의 창간을 열렬히 축하합니다'라는 제목의 축사에서 "'민족21'은 명실공히 6ㆍ15 남북공동선언의 산아이고 참신한 민족언론의 출현"이라며 "공동선언의 리행에 충실하여 시대와 민족 앞에 지닌 자기의 사명을 다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재일본조선인총련합회 기관지 '조선신보'의 평양지국 특파원이 쓴 기사도 눈길을 끈다.
1992년 남북기본합의서 조인 때부터 평양에 머물고 있는 김지영(35)특파원은 '인민들이 뛰고 있다'라는 기사에서 지난 해 남북공동선언 이후 달라진 평양주민의 생활상을 자세히 전했다. '조선신보'평양특파원 기사가 국내 언론에 실린 것은 처음이다.
또 창간호에는 이달 1~4일 평양에서 열린 남북역사학자 학술발표대회에 대한 신준영 편집장의 방북 취재기, 1998년 조국통일범민족청년학생연합(범청학련) 남측본부 대표로 방북했던 황선씨의 평양기계대 등 북한 대학 순례기도 실렸다. '조선중앙통신(www.
kcna.co.jp)' '조선인포뱅크(www. dprkorea.com)'등 인터넷을 통해 북한 정보를 얻는 방법도 자세히 소개했다.
'말'지 대표이사를 지낸 박충열 사장은 "앞으로 '민족대단결'의 방북취재 협력과 기사 교류 등을 통해 남북 주민들이 진정으로 함께 읽을 수 있는 잡지로 만들겠다"며 "조만간 통일부에 잡지 반출허가 신청을 내 평양에서도 '민족21'이 읽혀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관명기자
kimkwm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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