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학년도 수능시험을 치른 뒤 받아볼 성적통지표에는 5개 영역별 원점수와 함께 표준점수, 400점 전환 변환표준점수, 백분위 점수 등이 함께 기재된다.대학에 따라 전형자료로 삼는 점수의 유형이 다른 만큼, 수험생들은 미리 이들 용어의 정확한 개념을 파악해 자신에게 유리한 점수를 전형자료로 활용하는 대학에 지원하는 것이 좋다.
◈ 원점수
수험생이 정답을 맞춘 문항의 배점을 단순 합산한 점수.
◈ 표준점수
서로 다른 과목간의 난이도 차이를 해소하기 위해 1999학년도 수능부터 도입됐다. 예를 들어 선택과목제가 적용되는 사회탐구영역에서 세계사가 어렵고 사회문화가 쉬웠다면 원점수를 전형에 사용할 경우 세계사를 선택한 수험생이 상대적 불이익을 받게 된다.
과학탐구나 제2외국어도 마찬가지. 표준점수는 이런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계열별 전체 수험생들의 원점수 분포를 정상분포로 만들어 수험생 개개인의 위치가 평균에서 어디에 위치해 있는가를 따지는 환산점수다.
수험생 개인의 원점수에서 계열별 전체응시생의 평균 원점수를 뺀 값을 해당과목의 표준편차로 나눈 뒤 10을 곱하고 다시 50을 더하는 다소 복잡한 과정을 통해 산출한다. 표준점수가 50이면 정확히 평균점수를 얻은 것이고 밑돌거나 웃돌면 그 차점 만큼 평균보다 못했거나 잘한 것이다.
◈ 변환표준점수
표준점수는 과목별 난이도 차을 줄여주는 효과는 있지만 전형자료로 삼기에는 문제가 있다. 영역별 표준점수를 합산하면 80~320점밖에 나오지 않는다.
즉 원점수에서 만점을 받더라도 표준점수로 환산, 합산하면 이론상 320점 안팎에 머문다. 그만큼 변별력이 줄어 수험생들의 실력차가 드러나지 않는 셈이다. 이에 따라 표준점수를 원점수에 가깝도록 전환값을 부여해 외형상 400점 체제로 전환한 것이 변환표준점수이다.
결국 변환표준점수는 산출 공식상 표준편차와 영역별 가중치에 따라 값이 달라지게 된다. 그래서 원점수와 비교할 경우 배점이 크면서 표준편차가 작은 영역에서 일정 점수를 더 얻은 학생이 그렇지 않은 영역에서 점수를 더 얻은 학생보다 변환표준점수는 더 높게 나온다.
지난해 입시에서 원점수 만점을 받고도 변환표준점수는 만점을 받지 못한 수험생이 나온 것도 이 때문이다.
◈ 백분위점수
전체 수험생의 성적을 최고점부터 최하점까지 순서대로 배열했을 때 개인 성적의 상대적 위치를 백분율로 나타낸 서열척도. 예컨대 어느 영역의 원점수 백분위가 '93'이라면 계열 전체 수험생 가운데 이 영역에서 7%안에 들어간 것이다.
이동훈기자
dhlee@hk.co.kr
■수교사들 전과목 출제참여
수능시험 출제를 담당하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요즘 고민이 많다.
지난해의 난이도 조절 실패 '사고'가 재발해서는 정말 곤란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상위 50%의 100점 만점 기준 목표치를 75점으로 공언했다가 84.2점이 나오면서 비난의 십자포화를 맞았던 평가원측은 그래서 올해 목표치에는 '(2.5점'을 갖다 붙여 큰 폭의 여유를 뒀다.
평가원은 이와 별개로 수능 출제의 근본 시스템을 뜯어고칠 생각이다. 평가원은 지난해 난이도 조절 실패가 현장감 없는 대학 교수들이 모여 단기간에 문제를 만든데 원인이 있다고 보고 전과목에 고교 교사들을 출제위원으로 참여시킨다는 계획을 잡아두고 있다.
지금까지 교사 출제위원은 1999년 사회탐구 영역에 2명, 작년 제2외국어 영역에 과목별 1명씩 참여한 것이 고작이었다. 평가원측은 "작년에도 교사 출제위원수를 늘리려다 자문교수단 등 교수들의 반발로 무산됐지만 올해는 무슨 일이 있어도 관철시키겠다"는 방침이다.
평가원은 이와 함께 소속 연구원들로 하여금 94학년부터의 수능 시험 문항분석을 통해 유형을 완벽하게 익히도록 해 올해 출제때 검토위원으로 참여시킬 계획이다.
11차례 수능시험을 통해 수험생들에게 익숙해질대로 익숙해진 문제유형은 가급적 솎아내겠다는 복안이다. 쉬운 문제에 높은 점수를 주고, 어려운 문제는 배점을 낮게 해 '수능 인플레'의 한 원인을 제공했던 '역배점 방식'도 올해는 폐기된다.
김성동 평가원장은 "수능이 교육과정 이수 여부를 알아보는 성취도 검사가 아니라 대입 전형자료로 사용된다는 점을 유념하겠다"고 말했다.
이동훈기자
dh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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