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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가수 日진출 음악성없인 성공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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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가수 日진출 음악성없인 성공도 없다

입력
2001.03.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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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들의 일본진출 성공은 큰 의미를 갖는다. 일본은 중국, 대만, 동남아시아와는 달리 음반매출 규모가 국내시장의 11배에 이르고 아트록과 펑크, 재즈 등 저변이 발달한 '음악대국'이기 때문이다. 최근 몇 가수의 일본진출은 우리 가요의 가능성과 한계를 돌아보게 한다.데뷔 전부터 해외로 진출하기 위해 체계적 훈련을 받아온 소녀가수 보아는 7일 도쿄에서 쇼케이스를 갖고 기린음료와 CF 촬영계약을 맺었다.

현재는 해외진출기념 앨범인 'Jumping Into The World'를 내고 국내활동과 CF촬영을 병행중이다. SM과 일본 음반사 AVEX, TV프로덕션 요시모토가 합작설립한 SM-Japan의 남소영 이사는 "일본에는 가창력있고 파워풀한 댄스 실력을 갖춘 어린 여자가수가 없다. 그런 면에서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말한다.

같은 날 일본의 광고대행사 로봇사가 한국가요 전문레이블로 설립한 'N.U.K.E.S.(New Korean Entertainment)'에서도 이현도, 조PD, 타샤니, 자우림, 롤러코스터 등이 참여하고 일본 힙합프로듀서 하제베가 리믹스를 맡은 편집앨범을 현지에서 발매했다.

누크프로젝트의 한국측 대행사인 ㈜좋은콘서트의 최용찬 팀장은 "가사에 대한 정서적 장벽이 높지 않고, 힙합과 R&B에서 한국이 일본보다 더 완성도가 높기 때문에 시장성이 좋다"고 말한다.

그러나 누크 프로젝트는 "스타성만 앞세운 음악의 일본진출은 실패했다"고 말한다.음반업계도 그간의 일본진출은 대개 현지 반향이 미미한 채, 한국에서의 '홍보용'에 그쳤다고 평가한다는 것이다.

최근 몇 년간 가장 큰 규모로 일본진출을 한 가수는 S.E.S이다. 이들은 현지에서 싱글 8장을 비롯하여 총 11장의 앨범을 발매했고 7장의 싱글을 오리콘 차트에 진입시키기도 했다.

하지만 음반판매량에서는 회의적인 시각이 있다. 일본에서 음반사업을 하는 세키네씨는 "S.E.S는 TV토크쇼 등에는 많이 나왔지만 정작 음악을 많이 알리지는 못한 것 같다"고 말한다.

전문가들은 우선 일본시장의 탄탄한 시스템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일본은 방송활동 이전에 최소한 3년 정도는 각종 클럽공연으로 대중의 평가를 받는다.

그래서 아무로 나미에나 우타타 히카루 등 대부분 스타가 '대기만성형'이다. 소니뮤직 J- pop 담당 이혁씨는 "급조된 아이돌그룹이 방송활동으로 단기간에 전국민적 스타가 되는 우리 시스템과는 다르다"고 말한다.

음악 스타일에서도 틈새시장을 공략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혁씨는 "한국 발라드는 악기 소스나 멜로디 라인이 이미 10여년전 일본에서 유행했던 스타일이라 일본인들의 귀에 '엔카'정도로나 들릴 것이다.

멜로디나 전개가 정형화한 우리 댄스곡과는 달리 일본은 변조가 심한 유로비트 스타일이 주류"라고 말한다.

일본진출이 단기간에 성과를 거두기는 쉽지 않다. 음악평론가 송기철씨는 "아직까지 일본진출에 성공한 가수는 김연자 계은숙 등 엔카가수가 전부"라며 "수십년동안 다져진 시장을 10대의 감성에 맞춘 음악으로 한두 번 시도하여 개척할 수는 없다"고 말한다. 기본기와 체질강화가 앞서야 한다는 것이다.

양은경기자

ke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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