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은 봄의 전령사인가. 꽃 소식보다 산불이 먼저 찾아왔다. 며칠동안 건조한 날시가 계속되더니 20일 하루 경남·북과 강원지방에 무려 20여건의 산불이 일어났다.소방헬기와 산림공무원 비상출동 등으로 큰불은 껏지만, 아직 진화가 되지 않은 곳이 있고 새로 발생한 불도 있어 마음을 놓을 수 없는 상황이다.
벌써 인명피해와 대피소동이 일어나고 산림이 200ha 가까이 소실?磯募?, 지난해 같은 재앙이 되풀이되지 않을까 겁난다.
지난 겨울 눈이 많이 내려 산림 공무원들이 산불걱정을 덜게 됐다는 보도에 접한 것이 엊그제였다. 눈도 녹기 전에 산불이 이렇게 잦으니 산림행정은 무얼 하는 것인가.
산불이 마을과 시가지를 덮쳐 집과 가재도구를 잃고, 가축들이 떼죽음을 당하고, 사무집기와 서류를 빼돌리기에 진땀을 흘린 것이 불과 1년 전이었다.
그때 산림당국은 보잘 것없는 진화장비와 인력부족, 산불에 대한 경계심 부족을 탓했다. 그런데도 이번에는 산불 뉴스 화면에는 산자락에서 솔가지를 꺾어 토닥토닥 잔불을 끄는 모습과, 밤이 되어 진화할동을 중단하고 시뻘건 불길을 바라보기만 하는 모습이 재연되었다.
무엇보다 작년에 그렇게 큰 피해를 당한 강릉·삼척 지방에서 또 산불이 일어난 것은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다.
그렇게 당했으면 산림당국과 자자체 공무원들이 밤잠을 자지않고 산불경계에 임해 다시는 국민을 걱정시키지 않는 것이 도릭 아닐까. 지난해 강원도 일대에서 산불로 사라진 2만 3,000여ha의 산림은 특정지방의 재산이 아니다.
우리는 지난해 동해안 산림이 불바다가 됐을 때 양양군만이 재앙을 모면한 사례에서 지자체들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깨달았다.
양양군은 송이밭을 지키기 위해 군수 이하 대다수 공무원과 주민들이 산불경계에 각별히 신경을 쏟아 단 한 건도 산불을 내지 않았다.
논두렁과 쓰레기 태우기, 등산객 성묘객의 담뱃불과 취사, 어린이 불장난 같은 실화를 막기에 조금만 신경을 쓰면 산불은 크게 줄일 수 있다.
그리고 불이 났을 때에 대비해 언제라도 장비와 인력을 동원할 수 있는 체제를 갖추어 두어야 한다.
강원도 동해안에 가본 사람들은 산불의 뒷 모습이 얼마나 참혹한지 알 수 있다. 시커먼 나무등걸로 뒤덮인 산야가 다시 푸른 빛을 되찾으려면 수십년 세월이 필요하다.
이 산하는 대대손손 물려주어야 할 민족 공동의 재산이다. 당국도 국민도 각별히 조심해야 할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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