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프로축구의 판도는 용병에 의해 좌우될 가능성이 어느 해보다 크다. 최용수, 이동국, 강철, 최문식 등 국내 스타들이 잇달아 해외로 진출했고 특히 월드컵을 1년 앞두고 대표팀 선수들의 차출기간은 더욱 늘어날 것이기 때문이다.올 대표팀 경기는 다음달 말 이집트 4개국대회를 시작으로 5월말의 컨페더레이션스컵 등 15차례나 예정되어 있다.
따라서 각 구단은 올해 비중있는 용병들을 대거 확보해 놓았다. 용병의 중요성은 18일 수퍼컵서 천금 같은 중거리 골든골을 터뜨린 안양LG의 안드레(28)가 확연히 입증했다. 걸출한 용병의 활약이 마치 올 시즌 승패의 '제1변수'라는 점을 예고한 듯 했다.
정규리그 2연패(連覇)를 목표로 하고 있는 안양은 최용수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장신 체코용병 토마스 얀다(27ㆍ193㎝)를 새로 보강, 기존의 안드레, 최고 이적료(120만달러)를 자랑하는 드라간(27)과 함께 화려한 용병진용을 갖췄다.
지난 해 정규리그 2위에 오른 성남 일화 역시 올해 막강한 용병들을 보강, 우승후보로 주목받고 있다. 97년 부산과 99년 수원에서 4개 대회의 우승을 이끌었던 '우승제조기' 샤샤(29)를 영입한데 이어 최근 몰도바 대표출신 알렉산더 포포비치(24)를 이적료 75만달러에 스카우트, 올 프로축구 최강의 '용병투톱을 보유하게 됐다는 평이다.
반면 지난해 4위 전북은 김도훈과 찰떡궁합을 과시하던 '특급도우미' 코레아(28)와 재계약에 실패한 뒤 미드필더 레오(26ㆍ아르헨티나)를 영입, 특별한 전력증강 요인은 없게 됐다.
지난해 하위팀들 역시 용병의 힘을 빌려 '쿠테타'를 도모하고 있다. 파울링뇨 등 4명의 브라질 용병을 한꺼번에 영입한 지난해 꼴찌 울산 현대는 내심 우승까지 넘보고 있다.
용병이 하나도 없던 '신토불이 구단' 대전 시티즌도 창단 이후 최초로 공격수 아킨슨(32ㆍ영국) 등 2명의 용병을 영입했다. 한편 데니스(수원) 마니치(부산) 세자르(전남) 등 각 구단의 터주대감 용병들도 올해는 그 어느 때보다 비중 높은 역할을 맡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준택기자
nagn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