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양보.'코리아 기를 가슴에 달고 뛰는 꿈에 부풀었던 남자탁구 삼성생명 유창재(22)와 윤재영(18)이 탁구계 화합을 위해 대표선수 자리를 양보했다.대한탁구협회는 20일 제46회 세계선수권대회(4월23일~5월6일ㆍ일본 오사카) 파견 대표선발전을 통해 남북단일팀 멤버로 뽑힌 유창재 윤재영이 양보의사를 밝힘에 따라 대신 주세혁(21ㆍ담배인삼공사)과 김봉철(26ㆍ제주 삼다수)로 교체했다고 밝혔다.
지난 주 열렸던 대표선발전은 신임회장 취임문제로 비롯된 탁구계 내분 탓에 두 차례의 연기와 남자실업 4팀의 보이콧 등으로 파행을 겪었다.
결국 선발전은 삼성생명이 출전권 4장을 모두 차지한 채 마무리 됐다.
대표팀 강문수 감독(삼성생명)은 내부적으로 대표팀 '독식'이라는 모양새와 단일팀 전력 극대화를 놓고 고민을 한 끝에 수비형선수 주세혁과 노련미를 갖춘 김봉철 보강이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렸고, 유창재와 윤재영에게 양보를 요청했다.
유창재와 윤재영은 둘다 왼손 셰이크핸드로 한국탁구의 차세대 주자들이다. 특히 유창재는 고교 때부터 새로 대표팀에 합류한 주세혁과 늘 정상을 다퉜던 라이벌이기도 하다.
주니어대표 출신으로 볼 감각이 탁월한 윤재영도 유승민(19ㆍ독일 보루시아 뒤셀돌프) 등과 남자탁구 '10대 돌풍'의 주역이다. 이들은 "아쉽기는 하지만 탁구계 화합과 대표팀 전력 극대화라는 큰 뜻을 위해 팀의 요청에 따르기로 했다"고 말했다.
강문수 감독도 "어린 선수들이 상처 받을지도 몰라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지만 대의에 따르기로 해주었다"며 고마움을 표시했다.
탁구협회 관계자는 "대표자리를 양보해 준 유창재, 윤재영이 세계선수권을 참관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하면서 "이번 일이 탁구계 화합의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밝혔다.
/김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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