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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 / 허헌-김병로 평전 나란히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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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 / 허헌-김병로 평전 나란히 출간

입력
2001.03.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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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 강점기 '민족 변호사'로 치열하게 활동하다가 해방 후 좌우 대립 속에서 남과 북으로 각기 다른 길을 걸었다. 긍인(兢人) 허헌(許憲ㆍ1885~1951)과 가인(街人) 김병로(金炳魯ㆍ1888~1964)가 이들이다.이들의 삶을 다룬 평전 '민족 변호사 허헌'(지혜네 발행)과 '가인 김병로 평전'(민음사 발행)이 동시에 각각 출간됐다.

●'민족 변호사 허헌'

인민회의 초대회장 지낸 아버지의 삶을 딸이 그려

해방 후의 격동기에 허헌은 여운형이 조직한 건국준비위원회에 참여하다 월북 후 북한 최고인민회의 초대 의장을 맡았고, 한국민주당에서 활동했던 김병로는 남한에서 초대 대법원장을 지냈다.

북 입법부, 남 사법부의 최고 책임자로 대립된 말년을 보냈지만 이들은 일본 메이지(明治)대 선후배로 일제 강점기 항일 무료 변론 투쟁을 이끌었던 절친한 동지였다.

이들은 이인 등과 함께 '형사공동연구회'라는 단체를 만들어 '신생활 필화 사건' '조선공산당 사건' '보합당 사건' 등 숱한 독립운동 사건의 변론을 도맡았고, 1927년 좌우 합작으로 탄생한 전민족적 항일단체인 '신간회' 활동도 주도했다.

긍인과 가인은 이인과 함께 '3인' 민족변호사로 불리며 어깨를 나란히 했지만 해방전후의 좌우대립으로 삶이 갈라졌다.

'민족변호사 허헌'은 허헌의 차녀인 드라마 작가 허근욱씨가 쓴 아버지에 대한 못다한 이야기다. 한국전쟁 때 가족과 떨어져 남쪽에 남게 됐다가 간첩혐의로 구속되기도 했던 저자는 "가슴에 품어왔던 아버지에 대한 한을 풀기 위해" 30여년간 자료를 수집하고 주변 사람들을 인터뷰하며 아버지의 삶을 그려냈다.

그는 "주변 인물들은 한결같이 아버지는 공산주의자가 아니라 중도 좌파 민족주의자였다고 증언한다"면서 "아버지는 완전한 민족의 자주 독립을 염원했던 민족주의자였다"고 말한다.

허헌은 48년 4월 평양에서 열린 남북 정치지도자 연석회의에 김구 김규식 등과 함께 참석했다가 북한에 그대로 남았다.

저자는 "조선공산당 변론 시 알게 된 박헌영, 장녀였던 허정숙(북한의 초대 선전부장) 등의 인연과 진보적 민족주의자로서 선택의 폭이 좁았던 당시 상황 때문이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간첩혐의로 구속됐다가 무죄석방된 후 20연간 KBS 작가로 활동해 왔다.

●'가인 김병로 평전'

초대 대법원장 지낸 꼿꼿한 지식인의 삶 추적

김학준 동아일보사 사장이 쓴 '가인 김병로 평전'은 방대한 자료와 문헌으로 격동의 삶을 헤쳐온 김병로의 삶을 꼼꼼하게 추적하고 있다.

이 책은 1988년 출간된 바 있지만 김병로의 일생을 통해 한국 법률가상, 정치가상, 더 나아가 지식인상을 되짚고자 하는 의도로 재출간됐다.

민족변호사로 활동하다가 초대 대법원장을 맡으며 법전과 법원조직을 정비하고, 이승만 대통령과의 대립 속에도 사법권을 지키려 애썼던 김병로의 일생에서 지식인의 좌표를 찾는다.

송용창기자

hermee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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