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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소방학교 한정희 소방경 논문서 주장 '입으나 마나한 소방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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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소방학교 한정희 소방경 논문서 주장 '입으나 마나한 소방복'

입력
2001.03.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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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 소방관이 열악한 소방환경을 지적한 논문을 잇따라 내놓았다.서울소방학교(학교장 김홍인) 소방과학연구실 한정희(49) 소방경은 최근 소방학 전문논문 '소방복제 기준 개선방안에 관한 연구'와 '소방보건의학 관리방안에 관한 연구'를 차례로 발표, 현행 소방복의 개선과 소방관들의 심각한 척추질환에 대한 대책을 촉구했다.

◆입으나 마나한 소방복

논문에 따르면 우리나라 소방복 관련규정에는 재질에 대한 규정만 있을 뿐 열저항성, 내열성, 열수축저항도, 마모성 등에 대한 성능요구기준은 거의 전무하다.

더구나 선진국의 소방복 재질은 보통 외피, 항습층, 항열층 등 3중 구조로 구성된 반면, 우리나라는 순면사나 비닐론 등을 이용한 겉감과 고무포를 덧댄 안감으로 이루어져 화염과 습기를 이겨내지 못한다는 것.

실제로 서울시 25개 소방서의 소방관 51명을 대상으로 한 '소방복 만족도 조사'에사 응답자의 33%(17명)가 불만을 토로한 반면, '만족'은 15.6%(8명)에 불과했다.

내열성, 활동성, 보온성 등을 묻는 물음에도 30% 이상의 소방관이 미흡함을 지적한 데 반해 만족하다고 대답한 소방관은 10% 이하에 머물렀다.

한 소방경은 "선진국의 소방복 기준을 하루빨리 우리에게도 적용해야 시민과 소방관 안전의 기초를 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소방관 허리는 질환 투성이

화재현장에서 소방관은 자세를 굽혀 얼굴부위를 시야와 산소 확보가 원활한 지표면 70~100㎝ 높이에 놓아야하기 때문에 항상 허리에 무리가 가기 마련이다.

한 소방경이 척추질환 전문병원과 공동으로 소방관 35명을 정밀진단한 결과 CT촬영과 X-레이검사에서 정상판정을 받은 대원은 고작 10명이었고 나머지 대원들은 디스크변성질환, 척추후만증 등 각종 허리질환에 시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허리근력을 측정하는 메덱스진단에서도 정상은 9명 뿐이었다.

한 소방경은 "소방관의 건강관리는 2년에 한번씩 건강보험공단에서 실시하는 형식적인 진단이 전부"라며 "소방관들의 척추질환은 직업병임에도 불구, 전액 자비로 치료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김태훈기자

onewa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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