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실업자수가 11개월만에 100만명을 돌파하면서 우리나라 국민 10가구당 1가구는 실업의 고통을 겪게 됐다.그러나 절대 실업자수보다 더 큰 문제는 실업의 질(質)이 계속 악화하고 있다는 것. 막 학교를 졸업한 청년(만 15~24세)들의 실업률과 1년이상 일자리를 찾아 헤맸지만 여전히 실업상태인 장기 실업자수 역시 지난해 1월이후 최고치다.
'졸업=실업, 한번 실업=장기 실업'이라는 구조가 심화하고 있는 셈이다.
◈ 실업의 질도 악화
지난달 1년동안 일자리를 찾지 못한 장기 실업자수는 2만8,000명으로 1월(2만1,000명)보다 7,000명이 늘어났다.
경기악화가 계속되면서 기업들의 신규채용이 계속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결과 일할 의사와 능력은 있지만 일자리 찾기를 아예 포기한 구직단념자(비경제활동인구중 지난 1년동안 구직경험이 있는 사람)도 급증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구직 단념자는 지난해 10월(13만명)이후 계속 증가, 지난달 15만3,000명으로 증가했다.
노동시장에 처음 진출하는 고졸ㆍ대졸자들의 실업률 급증도 문제다. 청년 실업률은 지난해 1월(14%.0)이후 줄곧 감소했지만, 작년 11월이후 다시 급증, 12.3%를 기록했다.
재경부에 따르면 올해 4년제 대학 졸업자 취업률은 53%에 불과할 전망이다.
더욱이 기업들이 앞으로 정리해고 등은 줄일지 몰라도 신규채용을 늘리기를 기대하기는 힘든만큼 고졸ㆍ대졸자들의 취업이나, 장기실업자들의 고통은 계속될 전망이다.
◈ 정부의 안일한 전망, 땜질 처방
정부는 기업퇴출이 한창이던 지난해 11월 올 2월달 실업자수를 당초 96만명(4.4%)으로 전망하고 실직자에 대한 취업알선, 직업훈련 등의 대책을 내놓았다.
그러나 지난해 1월 정부는 100만명에 육박할 수 있다고 전망을 수정, '청년 실업자의 IT(정보기술) 인력화'라는 보완 대책을 내놓았다. 거듭된 전망 수정과 실업 대책 보완이 되풀이 된 셈이다.
정부는 20일 3월 실업자수는 90만명대로 낮아지면서 올해 전체로는 3%대로 안정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에대해 연구기관들은 정부가 여전히 낙관적 전망에 사로잡혀 있다는 비판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 유경준 박사는 "작년에는 경제가 급속도로 회복했지만, 올해는 대외여건을 감안할 경우 실업률이 작년만큼 안정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올해 "4.0~4.2%정도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유병률기자
bryu@hk.co.kr
■정부지원인턴 내달 1만명 추가모집
노동부는 20일 대졸ㆍ고졸 미취업자를 연수시키는 기업에게 1인당 월 50만원을 지급하는 정부지원인턴사업을 확대, 다음달 중 1만명을 추가 채용키로 했다.
노동부는 당초 올해 정부지원인턴 규모를 1만8,600명으로 잡았으나 신청자가 크게 초과, 17일 현재 19만801명에 달하자 이같이 결정했다.
또 기업이 퇴직근로자의 재취업을 돕는 전직지원프로그램을 실시할 경우 정부가 자금을 지원하는 내용의 고용보험법 시행령 개정안을 내달초 입법예고해 늦어도 6월부터 시행키로 했다.
한편 김호진(金浩鎭) 노동부장관은 이날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경제5단체장 초청 조찬간담회를 갖고 청년실업을 잡기 위해 기업들이 상반기로 채용시기를 앞당기고 채용시 연령제한도 삭제할 것을 요청했다.
이은호기자
leeeun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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