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상선이 신청한 금강산 해상호텔 '해금강호'내 카지노 및 면세점 설치문제에 대해 정부가 '승인 유보'조치를 취하면서 금강산 관광사업이 또 다시 표류하게 됐다.◈ 눈치만 살피는 정부
정부는 카지노 설치문제에 대해 고심 끝에 '가부(可否)'가 아닌 '승인 유보'라는 어정쩡한 결론을 내리면서 '시간 벌기'에 들어갔다.
우선 현대가 북한측과 사업대가 조정협상을 통해 금강산 관광사업을 정상화하고 추후 북측이 약속한 금강산 관광특구 지정과 정부의 육로관광 실현 등의 노력이 결실을 보면 외국인 관광객도 늘어나 자연스럽게 해결될 수 있다는 게 정부의 생각이다.
아울러 정부 관계자들은 "현대가 문제 해결의 본질이 아닌 카지노와 면세점 문제를 거론하면서 오히려 해법 마련을 어렵게 하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한다.
하지만 "정부가 문제의 핵심을 피한 채 시간만 질질 끌고있다"는 비판도 만만치 않다.
사업자인 현대와 금강산 카지노 승인에 반대하는 강원도 지역 주민, 대가조정협상의 주도권을 쥔 북한의 눈치를 보느라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있다는 것이다.
◈ 속만 끓이는 현대
현대는 일단 정부의 사업승인 유보 조치가 갖는 의미를 다각도로 분석하면서도 "정부가 일의 선후를 잘 모르는 것 같다"고 불평하고 있다.
현대측은 "정부가 빨리 결정을 내려줘야 우리도 금강산사업을 계속할 것인지 말 것인지에 대해 결단을 내릴 것 아니냐"며 "정부와 북한이 금강산사업 문제를 둘러싸고 서로 '핑퐁'을 하고있는 느낌"이라고 불평했다.
현대측은 카지노 설치가 안될 경우 우선 금강산 유람선을 축소 운영, 적자 폭을 줄여나가고 추후 사업중단 여부를 검토하겠다는 생각이다.
현대측은 지금 여건으로 봐서는 금강산 관광객이 수지를 맞출 수 있을 정도로 늘어날 가능성이 없는데다 이미 대북사업 창구인 현대아산의 자본금이 바닥나면서 '파산'상태에 와있어 사업을 지금처럼 끌어갈 수는 없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금강산사업에 투입한 자금만 7,000억원에 이르고있다. 따라서 현대측은 극단적인 경우 일단 금강산 유람선의 '돛'을 내린 뒤 원점에서부터 사업을 재검토할 수도 있다는 입장이다.
조재우기자
josus62@hk.co.kr
이영섭기자
youn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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