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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지방선거 조기실시 가닥 / "선거도 살리고 월드컵도 살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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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지방선거 조기실시 가닥 / "선거도 살리고 월드컵도 살리고"

입력
2001.03.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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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가 내년 지방선거를 앞당기기로 한 것은 월드컵 대회와 법정 선거기간이 겹친다는 이유 때문이다.국민의 이목이 월드컵에 집중된 상황에서 선거를 치를 경우 선거관심도가 현격히 떨어지고 쟁점이 흐려지는 상황이 불가피하다는 것.

또 지방자치단체장들이 당면한 선거에만 전력을 투구, 월드컵의 성공적 개최에 지장을 초래할 가능성도 있다.

이런 문제점을 이유로 지난 달 초 민주당쪽에서 지방선거를 2달정도 앞당겨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고 한나라당도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한때 전당대회 등 민주당의 향후 정치일정과 관련해 조기 실시가 정략적으로 이용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논의가 중단되기도 했다.

하지만 양당은 조기 선거에 따른 정치득실이 특별하게 갈리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리고 지방선거를 1개월 앞당기는 쪽으로 의견을 모아가고 있다.

노원명 기자 narzis@hk.co.kr

■ 민주

민주당의 정치개혁특위위원장인 박상천 최고위원은 "지방선거를 앞당겨 치를 경우 당내에 미치는 파장이 적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최고위원의 발언은 아직 여권에서 충분한 케이스 스터디가 되지 않았다는 점과 함께 여권내의 복잡한 사정을 짐작케 한다.

우선 조기 지방선거가 이뤄질 경우 대선후보를 뽑는 전당대회 개최 시기도 지방선거 이후인 7,8월로 늦춰질 가능성이 높다. 여권 고위 관계자는 이와 관련, "지방선거 직전에 경선을 하면 지방선거에 대한 집중력이 떨어진다"면서 "자칫 분위기가 과열되고 지방선거가 대권 후보들의 세 확장 경연장이 될 소지도 크다"고 말했다.

또 지방선거를 누구의 책임 하에, 어떤 구도로 치를 것인가 하는 문제도 당장 거론된다. '1월 전당대회- 6월 지방선거'의 일정이 되면 전당대회에서 대권후보를 선출, 선거 책임을 맡기는 등식이 성립한다. 하지만 '5월 지방선거- 7,8월 전대'가 되면 상황은 달라진다. 우선적인 선택은 김중권 대표 체제로 지방선거를 치르는 것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후보군들은 최근 거침없는 김 대표의 행보에 대해 상당한 위기감을 느끼고 있어 이에 반발할 가능성이 크다. 경선과 관계없는 제3의 인물론도 거론되나 '대야 경쟁력'이 고민이다. 때문에 '지방선거 대책위원장'을 따내기 위한 대권주자들 간의 사활을 건 파워게임도 예상된다.

이태희기자 taeheelee@hk.co.kr

■한나라

국회 정치개혁특위위원장인 한나라당 강재섭 부총재는 19일 "당내 일정을 고려하지 않은 상태에서 지방선거 날짜를 한 달여 앞당기기로 의견이 모아졌다"면서 "여야 합의로 지방선거일이 최종 확정되면 그때 가서 당 행사 스케줄을 조정하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강 부총재는 이날 오전 총재단 회의에서 지방선거를 앞당길 수밖에 없는 당위를 설명하면서 "이 문제는 당의 유ㆍ불리를 떠나 결정해야 할 사안"이라는 견해를 피력했고, 총재단도 별다른 이의제기 없이 이를 받아들였다는 전언이다.

한나라당은 당초 허태열 지방자치위원장이 지방선거 조기실시의 불가피성에 관한 보고를 총재단에 올렸으나, 일부 부총재가 "월드컵 기간 선거가 치러지면 아무래도 젊은 층의 투표 참여율이 저조해지고, 그렇게 되면 한나라당이 유리하다"고 제동을 거는 바람에 당론 결정을 유보해 왔다.

지방선거가 앞당겨질 경우 대통령 후보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 일정도 조정될 전망이다.

예정대로라면 내년 5월말에 전대가 열리게 돼 있지만, 5월초를 전후해 지방선거가 있게 되면 전대 날짜는 이보다 훨씬 앞당겨질 가능성이 상당하다. 대통령 후보를 뽑은 뒤 그 분위기로 지방선거를 치르는 것이 여러모로 유리하다는 게 총재 주변인사들의 판단이다.

홍희곤기자 hghong@hk.co.kr

■"차기 광역단체장" 누가 뛰나

●민주당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로는 현 고건 시장의 재도전이 우선 거론된다. 서울시장후보가 차기 대선구도와 맞물려 있기 때문에 후보 선출에 따른 당내 분란가능성을 차단할 수 있고 고 시장이 당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 그 이유다.

정권 초기에 강한 의욕을 보였던 청와대 한광옥 비서실장은 "지금은 현직에 충실할 뿐"이라고 말해 서울시장 보다는 더 큰 꿈을 꾸고 있음을 시사했다. 당내에선 김근태 이해찬 최고위원과 이상수 총무 등 서울출신 3,4선급 의원들의 이름이 오르내린다.

경기지사엔 강봉균 전 재경부장관, 문희상 경기지부장, 김근태 최고위원, 이윤수 의원 등이 자천타천으로 거명된다. 인천시장은 자민련과의 타협이 관건이다.

텃밭인 전남엔 후보가 몰려 있다. 허경만 지사의 3선 도전 의지가 강력한데다 김영진 의원, 최인기 행자부장관, 박태영 건강보험공단 이사장 등이 의욕을 보이고 있고 김성훈 전 농림부장관도 본인의 의사와 관계 없이 거명된다. 전북엔 현 유종근 지사의 중앙무대 진출설이 나오면서 3선 이상 의원들이 가능성을 저울질하고 있다. 강원지사엔 이상룡ㆍ한석룡ㆍ김영진전 도지사의 이름이 나온다.

고태성기자 tsgo@hk.co.kr

●자민련

자민련 인사가 단체장인 곳은 대전, 충남ㆍ북, 인천 등 모두 4곳. 대전은 홍선기 시장의 3번째 민선시장 도전이 관심이지만 당내에는 본인 의사와 무관하게 이양희 총무의 출마설이 파다하다. 충남은 심대평 지사와 함께 오장섭 사무총장, 이완구 의원 등이 거명된다. 충북은 이원종 지사에 정종택 전 환경장관이 오르내린다.

수도권은 인천 최기선 시장 외에 마땅한 주자가 없으나 '애당심'을 이유로 민주당과 연합공천을 할 경우 인천을 포기하고 경기지사를 요구하자는 의견이 많다.

이동국기자 east@hk.co.kr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에는 본인 의사와 상관 없이 홍사덕 국회부의장, 최병렬 이부영 부총재, 서청원 김덕룡 의원 등의 이름이 당 안팎에서 오르내리고 있다. 하지만 홍 부의장과 서 의원을 제외하곤 모두 "생각이 없다"고 측근들에게 분명한 선을 그었다는 전언이다.

부산시장 후보에는 재출마 의지를 굳힌 안상영 시장 이외에 권철현 이상희 정의화 정문화 의원의 이름이 거명되고 있다. 이 가운데 반 공개적으로 뛰고 있는 이 의원과, "총재 하명에 따르겠다"는 권 의원 이외에는 이름 석자를 걸쳐놓은 정도다.

대구시장 후보에는 문희갑 시장과 김만제 이해봉 의원의 이름이 가장 자주 거론되고 있다. 문 시장은 재 출마를 공개 언명한 반면, 김 의원과 이 의원은 "뜻이 없다"고 몸을 사리고 있다. 박종근 안택수 의원도 물망에 올라 있다.

경기지사에는 손학규 의원, 경북지사에는 이의근 지사와 주진우 권오을 의원, 경남지사에는 김혁규 지사와 이강두 윤한도 의원 등이 후보군에 거명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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