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에 '킹 메이커' 경쟁이 뜨겁다.19일 김영삼 전 대통령측에서 "진짜 킹 메이커는 YS"라는 주장이 나왔다.
자민련 김종필 명예총재가 "내년 대선에서 도울 사람은 세컨 샷이 안되면 서드 샷을 치더라도 돕겠다"며 킹 메이커를 자처한 지 사흘만이다.
두 사람은 최근 5년여만에 단독회동을 갖는 등 관계개선을 모색 중이나 자신들의 정치적 파워와 직결된 킹 메이커 자리만큼은 놓칠 수 없다는 기 싸움을 하고 있는 것이다.
YS의 대변인 격인 한나라당 박종웅 의원은 이날 "현재의 정치권 구도상 YS의 지지를 받지 않고서는 대권을 잡기가 어렵다는 게 정치권의 일치된 견해가 아니냐"며 "YS는 적절한 시점에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에 대한) 의중을 밝히겠다는 생각이 분명하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JP가 YS를 만나려는 데는 자기의 킹 메이커 주장에 YS를 끌어들이려는 목적이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궁극적으로는 YS의 의중이 변수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JP가 DJP 공조를 업고 킹 메이커를 위해 부지런히 움직이지만 일정 정도 영남정서를 대변하는 YS의 선택이 결정적일 것이라는 기대 섞인 분석이다.
입지가 다르긴 하지만 김대중 대통령이 여권의 차기후보 결정에 절대적 영향력을 행사할 것임을 감안하면 과거 대권을 놓고 각축하던 3김이 킹 메이커 역할을 놓고 재 격돌하는 형국이 전개될 전망이다.
이미 여러 차례 킹 메이커 역을 담당했다고 자부해 온 민국당 김윤환 대표도 킹 메이커 경쟁에서 빼놓을 수 없다. 김 대표는 '영남후보론'으로 YS와 호의적 관계를 유지하면서도 최근에는 '연정론'으로 DJP에 접근하고 있다.
하지만 때 이른 킹 메이커 경쟁에 대해 일반 여론이 냉소적이고 여야 대권 주자들의 반응도 싸늘하다.
여야의 대권 주자들은 "지금이 봉건 시대냐" "사라져야 할 정치인들의 노욕(老慾)" 등의 표현을 써가며 킹 메이커 역할론자들을 혹평하고 있다.
이동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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