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일 처리 방식이 대국답다. 급하지 않으면서 꾸준히 준비해서 성과를 거둔다. 서울에 문화원을 여는 방식에서도 확연히 드러난다.최근 중국정부는 서울 내자동 경찰청 뒤에 있는 6층 건물을 40억원에 사들였다. 가을에 주한중국문화원을 열 건물이다.
이를 위해 이미 1993년부터 문화관이 3명이나 파견돼 활동 중이다. 하지만 한국은 95년 베이징(北京)에 파견했던 문화담당 주재관을 IMF 위기 때 불러들여 중국에서 활동이 끊어졌다. 동시에 인맥으로 이어지는 중국과의 문화교류 통로도 단절됐다.
■92년 한중수교이후 양국 인적교류는 연간 150만명(2000년)에 달한다 .요즘 중국에 가는 한국관광객이 봇물 터진 듯 하다. 중국관광객도 한국에 엄청나게 들어온다.
가요를 비롯, 한국 대중문화의 중국 유입도 본격화해 베이징 젊은이들 사이에서 한류(韓流)라는 유행어를 만들어냈다.
TV 연속극 '사랑이 뭐길래'에 이어 '가을동화''별은 내 가슴에'가 중국인 안방에서 사랑을 받고, 두 나라가 공동으로 TV드라마를 만들고 있다. 200여만명 조선족의 문화 지원사업도 시급하다.
■외교는 국가 사이의 여러 관계를 결정하고, 무역은 함께 생존하는 공식을 보여주지만 문화교류는 서로 간 진정으로 이해하고 사랑하는 방법을 가르친다.
다양한 삶의 방식을 존중하고 평화롭게 살아가는 길도 문화가 일러준다. 중국에서 한국의 문화 예술 관광 체육 청소년 종교 문화재 등 온갖 분야를 연결하는 중심고리인 문화주재관이 없다는 사실은 충격적이기도 하다.
■얼마 전 베이징 공런(工人)체육장에서 열린 한중축구대회에서 일어난 마찰이 네티즌을 격분시켰다. 또 한국가수들의 베이징공연이 무산돼 국제사기사건으로 비화됐다.
청와대 앞에서는 중국관광객들이 몰려와 시위를 했다. 잇달아 터지는 문화충돌 사건이 보통 아니다. 오는 10월에는 베이징 충칭 청두 상하이에서 한국문화의 달 행사가 열린다. 문화주재관이 없이 치를 행사를 생각하면 벌써 낯이 뜨거워진다.
/ 최성자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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