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의 대북 사업이 '답보' 상태에 머무르고 있다.현대가 추진하고있는 대북사업은 금강산 관광사업과 지난해 8월 북한과 합의한 개성공단 조성사업 등 크게 두 가지.
금강산 관광사업은 현대가 누적된 적자로 관광사업 대가를 약정대로 지불하지 못해 중단위기에 처해있는데다 개성공단 조성사업은 현대와 북한이 합의한 지 6개월이 지나도록 착공조차 못한 상황이다.
김한길 문화관광부 장관이 최근 방북해 금강산과 개성 등 경제특구 조성문제를 논의한 바 있으나 원칙만 확인했을 뿐 별다른 진전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금강산관광 사업 98년 11월부터 시작된 금강산관광사업의 '대가'를 둘러싸고 올해 들어 현대와 북한의 '실랑이'가 계속되고 있다.
현대의 대북사업 창구인 현대아산이 2월분 금강산 관광사업대가 1,200만달러를 지불하지 못하고 이중 200만 달러만 송금한 채 북한의 처분을 기다리고 있다.
현대아산이 1998년 이후 금강산사업 대가로 북한에 지불한 돈만 3억5,600만 달러에 이른다.
여기에 현대상선이 유람선 임대 등 시설투자를 비롯, 대북사업을 지원하는데 만도 1,500억원 이상을 투입했다.
현대 관계자는 "금강산 사업을 시작한 이후 현대아산과 현대상선이 투입한 자금과 적자를 합치면 7,000억원에 이른다"고 말했다.
금강산 사업이 어려움에 처한 가장 큰 요인은 월 1,200만 달러에 달하는 금강산 관광사업대가 때문.
수지타산을 맞추기 위해서는 월 6만 명의 금강산 관광수요가 있어야 하지만 절반에도 못 미치고 있다.
따라서 현대아산은 북한에 관광사업 대가를 지금의 절반인 600만달러로 삭감해줄 것을 요청한 상태. 하지만 북한측은 미동도 하지 않고있다.
현대의 사정을 몰라서라기 보다 정부의 지원을 기다리는 듯한 분위기다. 북한 아태평화위원회의 한 관계자는 현대측에 "도대체 한국 정부는 뭘 하고 있는 거냐"고 푸념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측은 "이제 현대 자체적으로 금강산 관광사업을 꾸려가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북한이 사업대가를 줄여주지 않으면 사업을 중단할 수 밖에 없다"는 강경한 입장이다.
개성공단 조성사업 정몽헌 (鄭夢憲) 현대아산 이사회 회장과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지난해 8월 9일 4시간의 면담을 거쳐 개성을 경제특별지구로 지정키로 합의하고 개성에 2,000만평 규모의 공단을 설치키로 했다.
이후 부지 조사단이 북한에 들어가서 현장조사를 거치는 등 많은 활동이 있었으나 착공 시기조차 불투명하다.
부지조성을 하려면 도로, 전력 등 인프라가 형성돼야 하는데 아직 남북한이 합의를 끌어내지 못한 상황이다.
특히 공단 조성에 가장 중요한 문제인 '전력'공급에서 남북한간 이견이 있는데다, 남측 내에서도 전력이 군사적으로 전용될 수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있어 논란이 있다. 현대 관계자는 "5월 이내에 착공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지만 당장은 어렵다는 것이 중론이다.
조재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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