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보급 문화재 밀매사건을 수사중인 서울지검 형사7부(이한성 부장검사)는 19일 골동품 수집상 구모(56ㆍ불구속)씨가 '용비어천가' 판본, 경남 합천 해인사 중건 발원문 등 국보ㆍ보물급 문화재를 밀매한 사실을 추가로 밝혀내고 이들 문화재들을 압수했다.(본보 3월13일 27면 보도)검찰에 따르면 구씨는 7~8년전 조선 선조때 간행된 용비어천가 판본 1질(10권)중 7권을 골동품 수집상 박모(47ㆍ수배)씨로부터 구입, 최근 이를 대구 모병원 내과과장 김모(52ㆍ수배)씨에게 2억5,000만원을 받고 팔려한 혐의다.
이 판본은 임진왜란 직후 50여질이 간행돼 4대 사고와 서원 등에 보관됐으며 국내에는 검찰에 압수된 판본외에 7질이 남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의사 김씨가 구씨 외에도 문화재 전문절도범 추모(60ㆍ구속)씨 등으로부터 조선 세조때 제작된 능엄경 언해본 등 30~40점의 국보ㆍ보물급 문화재를 사들여 전시회까지 연 사실을 확인, 소장 문화재의 입수 과정 및 장물 여부를 조사중이다.
이와 함께 검찰은 수집상 박씨가 99년 2월 해인사 장경각 법조전에서 조선 성종때 해인사 중건과정을 비단에 적은 발원문을 훔쳐 구씨에게 넘긴 사실을 밝혀냈다.
감정결과 발원문은 성종의 어머니 인수대비가 해인사 중건을 위해 베 1,200필 쌀 1,500가마 등을 해인사에 하사한 얘기 등이 적혀있으며 최소 3,000만원을 호가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손석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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