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 현 미국대통령은 클린턴 전 미국대통령 보다 장수할 가능성이 높다. 최근 올려진 타임 기사(time.com/time/magazine/article/0,9171,102137,00.html)에 따르면 부시는 태평하고 느긋한 성격에, 업무스타일도 편안하다.전임자 클린턴은 일 중독자로, 자정까지 직원들에게 전화하기 일쑤고 영원히 끝날 것 같지 않은 정책회의를 수 없이 열고 그런 회의에 진짜 참고 서적까지 들고 나타나 질문하고 때로 보좌관과 똑같이 보고 받기를 즐겼었지만 부시는 그렇지 않다. 밤 10시면 잠자리에 들어야 한다. 8시간은 자야 하는 사람이다.
정책 회의는 "20분 안에 처리합시다"라는 말대로 진행한다. 회의 준비 자료로 그가 선호하는 것은 짤막한 요약보고서다. 보고 받기 보다는 전문가들로부터 교수 받는 것을 즐긴다. 돌발사태가 일어나지 않는 한, 일 강박증을 가진 사람보다 태평한 사람이 장수할 것은 틀림없다.
부시의 성격과 업무 스타일은 백악관의 직원들을 행복하게 만든다고 한다. "사생활을 가져라"라는 권고에 따라 부통령 체니도 밤 7시면 대개 퇴근한다.
전임자 시절의 백악관 직원들은 사무실 전등을 켜두고 재킷을 의자 위에 늘어뜨려 밤새 일하는 것 같이 해두고 퇴근했었지만 이제 부시의 직원들은 죄책감 없이 산뜻하게 퇴근한다.
물론 정치평론가들, 전직 관료들은 부시의 업무스타일을 경계한다. 극도로 압박감이 높은 업무가 차질 없이 수행되려면 누구인가는 그 짐을 지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아마 많은 미국 국민들은 정치 지도자로서는 클린턴 유형을 선호할 것이다. 물론 친구라면, 혹은 낯모르는 자연인이라면 기꺼이 부시 유형도 지지하겠지만 말이다.
생명기술(BT)이 발전하면서 우리나라에서도 수명 '100세 시대'가 코앞에 왔다고 한다. 현재의 인구동향 분석만으로도 100세 인구가 증가한 것이 확인되는데 발전 중인 생명기술을 적용하면 누구나 100세까지 살 것이라는 예측이다.
부시처럼 일하며, 100세까지 장수하는 것이 좋은 인생일까. 그런 것도 같다. 언론이 세계의 장수마을을 찾아 소개하고 출판사가 앞 다퉈 장수를 위한 운동법과 건강식을 책으로 엮는 것을 보면 그런 것도 같다.
그러나 미국의 경우지만 보통 사람들은 길게 그저 그렇게 장수하는 것보다 짧고 굵게 사는 것을 더 가치 있게 여긴다는 조사가 나왔다.
일리노이 대의 저명한 심리학자 디너 박사(psych.uiuc.edu/~ediener/)가 수행하여 심리과학이라는 잡지의 3월 호에 실을 이 조사에 따르면 보통 사람들은 대부분 삶의 기간 보다 충만한 행복감과 사회적 성공을 중시한다.
그레서 24살에 요절했지만 자동차경주를 유감없이 즐기고 단 세 편의 영화출연으로 성공을 거둔 제임스 딘의 인생이 가장 멋진 인생으로, 오랜 수용소 생활 후에 서방생활과 다시 러시아로의 귀환이라는 덤의 인생을 사는 소설가 솔제니친의 인생이 그 다음 값진 인생으로 꼽혔다는 것이다.
물론 이런 태도에는 디너 박사의 해석처럼 '제임스 딘 효과'가 들어 있기는 하다. 인터넷에 백만 개가 넘는 사이트가 있는 제임스 딘의 효과말이다.
바라기는 우리 정부가 복지정책을 세울 때 사람들은 이처럼 삶의 내용을 중시하는 경향이 있음을 반영했으면 하는 것이다.
박금자 편집위원
parkj@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