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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기대되는 선진국형 시범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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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기대되는 선진국형 시범교

입력
2001.03.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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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진국형 시범학교 30여 개가 연내에 생긴다고 한다. 한완상 부총리 겸 교육인적자원부 장관은 김대중 대통령에게 금년도 업무보고를 하면서 공교육 위기를 극복하고 사교육비를 줄이기 위해 올해 하반기부터 교육환경을 획기적으로 개선한 시범학교를 운영하겠다고 밝혔다.전국 16개 시ㆍ도에 1~2개씩 국ㆍ공립 초ㆍ중ㆍ고교를 골라 최첨단 정보화 기기와 선진국 수준의 교육환경을 갖추어 우수교사를 배치하고, 이수 과목수를 크게 줄여 새로운 교육 컨텐츠를 실험하겠다는 것이다.

우리는 21세기 공교육의 모델을 개발하고 정보화 시대 보통교육의 갈 길을 제시하는 실험이라는 점에서 이 계획을 지지하며, 성과를 주시하고자 한다.

판에 박은 듯 비슷비슷한 학교에서 모든 학생이 똑 같은 내용을 배우는 우리 교육현실에 특별한 학교가 많이 생기는 것을 반대할 이유는 없다.

선진국 수준의 교육환경을 갖추어 준다는 것도 그렇지만, 교육과정에 대한 실험이 따른다니 더욱 기대를 걸게 된다.

이 계획에 접하면서 한가지 주문하고 싶은 것은 기왕에 발표된 자립형 사립고교 도입계획도 차질 없이 준비해 비슷한 실험을 해달라는 것이다.

당초 약속이 2002년 도입이었으니 지금쯤 관련법령이 개정되고 시행세칙이 발표되어 해당학교 선정 등 준비를 서두를 때다.

그런데 아무런 후속조치도 없이 1년 연기설이 나오는 것은 유감이다. 자립형 사립고교란 학생선발, 수업료 책정, 교과운영 등에서 사학측이 일정한 자율권을 갖는 학교다.

재정상태가 우수한 학교에 한해 실험적으로 허용하는 제도이므로 마음만 먹으면 그리 오랜 준비가 필요 없으리라 본다.

아울러 특성화 고교, 대안학교, 영재학교 같은 다양한 형태의 학교가 더 많이 생겨날 필요가 있다. 공부나 기존의 실업교육에 흥미를 느끼지 못하는 학생들을 위해 애니메이션고, 조리과학고, 관광고, 영상산업고, 도예고 등 특정분야만 중점적으로 가르치는 학교가 많이 생겨야 한다.

이런저런 형태의 학교에 다 적응할 수 없는 학생들을 위해 직접 체험하고 느끼는 과정을 통해 사회성을 깨우쳐가는 대안학교도 많을수록 좋고, 극소수 영재만을 위한 학교도 필요하다.

지적 능력과 적성과 관심이 제각각인 학생들을 인문 실업으로 대별해 한 학급에 50명 가까이 우겨 넣고 일방적으로 가르치는 전통적인 방식의 교육으로는 학교붕괴, 교육이민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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