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싶은 분희 언니. 언니가 제일 먼저 생각났어요."1991년 일본 지바 세계탁구선수권대회 남북단일팀 여자단체전 우승의 주역 현정화(32ㆍ마사회 코치)씨가 '북녘 언니' 리분희(33)에게 보내는 편지에는 이산가족 같은 애틋한 그리움이 담겨 있다.
10년 전 단일팀에서 하나됨을 느끼며 친자매 이상의 정을 쌓았던 현정화와 리분희. 현정화는 '단짝' 리분희와 헤어지면서 자기 이름을 새겨넣은 한 돈짜리 금반지를 징표로 건넸을 정도로 둘의 정은 남달랐다.
93년 스웨덴 세계선수권에서 상봉한 뒤 다시 만날 것을 기약하며 눈물로 이별했지만 소식이 끊긴 지 어언 8년. 단일팀 재성사 소식을 접한 현씨는 맨 처음 '분희 언니'를 떠올렸고, 곧바로 팬을 들었다.
현씨는 먼저 "언니 아이가 아프다는 소식을 들었다"며 "마음이 아프다"는 위로의 말로 편지를 시작했다. 그는 중국 '만리장성'을 넘어 감격적인 우승을 차지한 뒤 서로 부둥켜 안고 울었던 당시를 술회하면서 '2기 단일팀'을 계기로 꼭 만나고 싶다는 희망을 전했다.
단일팀이라는 남북 체육사의 '옥동자' 맞이에 가슴이 벅찬 현씨는 현재 만삭이다. 첫 아이의 출산 예정일은 4월8일께. 현씨는 편지에서 " 언니 조카가 조금 빨리 태어나면 오사카로 달려가겠다"고 밝혔다. 현씨의 편지는 '언니'의 건강을 걱정하면서 끝을 맺었다.
현정화씨는 편지를 대한탁구협회를 통해 리분희에게 전달할 계획이다.
김정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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