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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약고' 발칸이 또 심상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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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약고' 발칸이 또 심상찮다

입력
2001.03.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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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칸에서 또다시 화약고가 터질것인가. 마케도니아 제2의 도시 테토보를 둘러싼 정부군과 알바니아계 반군간의 전투가 격화함에 따라 마케도니아는 물론 발칸반도 전체에 전운이 감돌고 있다.정부군과 반군의 충돌 4일째인 17일 총성과 폭발음이 인적이 끊긴 테토보시를 뒤덮었다.

정부군은 이날 야포, 탱크, 헬기를 동원, 산기슭에 진을 친 알바니아계 반군인 민족해방군(UCK)을 향해 공격을 퍼부었으며 반군은 고지에 저격병을 배치해 맞섰다. 이날 처음으로 시 중앙광장에 박격포탄 4발이 떨어졌다.

주민 수 천명은 이미 도시를 탈출했으며 피란행렬이 줄을 잇고 있다.

이날 쿠마노보와, 알바니아와 가까운 키체보에서도 반군과 정부군의 전투가 발생, 전투가 마케도니아 전역으로 확산되는 양상을 보였다.

UCK의 한 지도자는 테토보 전투는 시작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마케도니아 의회는 비상사태 선포까지 고려하고 있다.

16일 반군의 공격을 받은 테토보 주둔 코소보평화유지군(KFOR) 소속 독일군은 이날 테토보 서북지역에 탱크와 600명의 병력을 강화했다.

전문가들은 독일군과 반군의 충돌이 커질 경우 자칫 국제전으로 비화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세르비아 남부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알바니아계 반군(UCPMB)이 이날 코소보 완충지대인 프레세보에서 유고 정부군을 공격, 지난 13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중재로 유고군과 UCPMB가 서명한 휴전협정이 휴지조각이 될 위기에 처했다.

유럽연합(EU)과 나토는 테토보를 중심으로 일고 있는 신 발칸 전운에 전전긍긍하고 있다. EU는 19일 외무장관 회의를 열고 마케도니아 사태를 논의할 예정이다.

미 국무부는 아직 평화유지군을 분쟁지역으로 이동 배치하는 것을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으나 유럽안보협력기구(OSCE) 의장국인 루마니아의 미르체아 지오아나 외무부장관은 마케도니아내 병력의 증강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발칸문제 전문가인 조란 쿠소바치는 EU와 나토가 사태를 오판할 경우 마케도니아는 단 몇 주일 만에 내전에 빠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만약 접경국인 그리스와 불가리아가 자국의 안보를 이유로 마케도니아에 병력을 파견할 경우, 그리스와 앙숙인 터키가 나토를 부추켜 개입할 여지가 있다고 분석했다. 마케도니아 정부는 이날 그리스에 개입을 요청했으나 거절당했다.

■ 이번 사태의 원인

이번 사태는 마케도니아내의 인종갈등과 코소보를 중심으로 주변에 자리잡고 있는 알바니아계의 주민들의 독립국가 건설 열망에서 비롯됐다.

마케도니아는 1991년 유고연방에서 독립했으며 인구 220만명 중 약 49만명이 알바니아계 주민이다.

이들은 경제, 교육, 취업 등에서 극심한 차별을 받았다고 주장하며 한 달전부터 곳곳에서 시위를 벌여 왔다.

수 개월전에 조직된 UKC는 200명의 대원을 보유하고 있으며, 코소보해방군(KLA)과 UCPMB의 지원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유엔 관할하에 있는 코소보와 합쳐 알바니아계 독립국가를 건설하기를 바라고 있다.

최기수기자

mount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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