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역사교과서 왜곡 움직임에 대한 각계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2차세계대전 당시 생체실험을 한 일본 관동군 '만주 731부대'의 만행과 관련한 각종 유물과 모형 1,000여점을 몇 년째 모아온 중소기업인이 있다.주류 수입업체 등 3개의 중소기업을 운영하고 있는 김창곤(49)회장은 1997년 한국권투위원회 부회장 자격으로 중국을 방문했을 때 하얼빈에 있는 '일본 관동군 731부대 죄증(罪證) 진열관'을 보고 충격을 받아 이 진열관으로부터 유물과 모형도 등을 구입해왔다.
그의 소장품은 나무로 만든 생체해부대, 군의관 및 수송열차 등의 장면이 담긴 사진 400여장, 당시 실험 대상이 되었던 사람들이 잡혀온 날짜 국적 죄목 등이 적힌 각종 문서, 하얼빈 의과대학에 의뢰해 만든 당시 군의관들의 생체해부 장면 모형, 고문장면 모형 등 다양하다. 그동안 구입과 관리에 들어간 돈도 3억원 이상이라고 한다.
일제의 잔학상을 널리 알리기 위해 그는 98년과 99년에 서울과 부산에서 한 차례씩 전시회도 열었다. 최근에는 경기도 화성군 제암리 전시관과 서울시에 상설전시를 제안했지만 시큰둥한 반응을 얻었다.
김 회장은 16일 "일본의 역사교과서 개악 움직임에 강력한 항의도 필요하지만, 우리 스스로도 그들의 만행을 제대로 기억하고 또 일본이라는 나라를 올바르게 알 필요가 있다"며 "관련 단체와 함께 전시회를 가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정녹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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