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구축함'이라 불리는 이지스함의 대만 판매를 둘러싸고 미국과 중국이 한치 양보 없는 신경전을 펼치고 있다.미국 언론들은 15일 워싱턴 정보 소식통들의 말을 인용, 중국이 대만을 겨냥한 두 번째 미사일 기지를 완성했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미국이 이처럼 '중국 위협론'을 강조한 데는 무엇보다 이지스함의 대만 판매를 정당화하기 위한 사전 포석으로 해석된다.
이에 맞서 중국은 "미사일 배치는 전적으로 주권의 문제"라며 "미국이 중국의 일부인 대만에 이지스함을 제공하는 것은 곧 인공위성을 포함한 미군의 군사 시스템을 대만에 운용하는 것"이라고 강력히 반박했다. 중국은 18~24일 대만과 홍콩, 마카오 담당 부총리인 첸지천(錢其琛) 전 외교부장을 미국에 파견, 공식적으로 이의를 제기할 예정이다.
중국이 촉각을 곤두세운 이유는 미국과 일본이 추진중인 전역미사일방어(TMD) 체제의 핵심 요소인 이지스함이 폭이 160㎞에 불과한 대만 해협에 실전 배치될 경우 해안 지역에 배치된 300여기의 미사일은 물론이고 전투기, 잠수함 등에 직접적으로 타격을 줄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지스함은 인공위성과 연결된 강력한 레이더를 통해 육해공으로부터 날아오는 100여 개의 목표물을 동시에 추적, 파괴할 수 있는 전투관리시스템을 장착한 함정이다. 북한이 1998년 발사한 대포동 미사일을 정확하게 추적한 것도 바로 일본의 이지스함 '묘코'였다.
조지 W 부시 미 행정부는 이지스함을 TMD에만 국한하는 게 아니라 장기적으로는 국가미사일방어(NMD) 체제의 해상발사미사일(NTWD) 시스템의 주축으로 운영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 순양함과 구축함 84척에 갖춰져 있는 이지스 방공체계를 대폭 확대, 전세계 위험지역에 근접 배치함으로써 적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 및 추진 단계에서 파괴시키겠다는 것이다. 부시 행정부가 빌 클린턴 전 행정부와는 달리 중국을 자극하면서까지 이지스함 대만 판매를 강행할 지 주목된다.
이동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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