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안심하고 마셔도 되나요..' 수돗물에 대한 시민들의 의구심과 불안감이 가시지 않고 있는 가운데 서울시가 수돗물 홍보에 열을 올려 눈총을 사고 있다.서울시는 특히 산하기관의 검사결과를 토대로 수돗물 홍보책자까지 만들어 무료 배포하고, 책자 발간에 3억원이 넘는 예산을 투입한 것으로 전해져 '황당한 수돗물 홍보'라는 비난까지 일고 있다.
서울시는 16일 '수돗물! 시민여러분께 보고 드립니다'라는 제목의 홍보책자를 통해 지난해 먹는 물에 대한 안전도 검사 결과 수돗물_먹는 샘물_정수기 물_약수(지하수) 순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시는 이 홍보책자를 250만부 제작해 시내 전 가정으로 무료 배포하는 것은 물론, 공공장소에 다량 비치할 계획이다. 홍보책자 제작에 투입된 예산은 3억2,000만원.
■ 수돗물 '자화자찬' 일색
서울시는 이 책자에서 시 수도사업소 음수적합도 진단결과, 수돗물은 조사대상 3,021곳중 단 4곳이 부적합 판정을 받았고 ▦먹는 샘물은 517곳 중 4곳
▦정수기물은 2,717곳 중 75곳 ▦약수는 1,139곳 중 67곳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에 따른 부적합률은 수돗물이 0.1%로 가장 낮았고, 이어 먹는 샘물(0.8%) 정수기 물(2.8%) 약수(5.9%) 순이라고 덧붙였다.
음수 부적합의 주요 원인으로 ▦수돗물은 옥내 배관이 녹슬어 탁도가 기준을 초과한 경우 ▦먹는 샘물은 뚜껑 개봉기간 장기화에 따른 세균 오염 ▦정수기 물은 관리 소홀에 따른 산성도 기준초과 ▦약수는 토질에 따라 다양한 물질이 물에 섞여 오염도가 높아진 상태를 꼽았다.
시 관계자는 "이 책자를 시ㆍ구청ㆍ동사무소 민원실과 은행ㆍ지하철역 휴게실 등 다중이용 시설에도 비치하고 수질검사 내용을 인터넷 홈페이지(www.water.seoul.kr)에도 띄울 계획"이라고 말했다.
■ '믿기 힘들다' 반응 주류
그러나 이 같은 시의 조사결과에 대해 일반 시민 및 환경시민단체들은 한결같이 "믿기 힘들다"는 반응들이다.
환경운동연합 양장일(梁將一)사무처장은 "정수기 물은 관리상태에 따라 수질이 천차만별로 다를 수 밖에 없는데 샘플 조사한 몇 곳의 비교 통계를 전체적인 현황으로 보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시민 세금을 들여 홍보책자를 만들기 보다는 객관적으로 믿을 수 있는 근거를 제시하는 것이 수돗물 이용을 촉진할 수 있는 첩경'이라고 강조했다.
서울대 미생물학과 김상종(金相鍾) 교수도 "최근 자체조사결과 관악구와 강남지역 일반가정의 수돗물에서 다량의 병원성바이러스가 검출됐는데 수돗물이 정수기 물이나 먹는 샘물보다 더 안전하다고 주장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말했다.
초등학생 자녀를 두고 있는 주부 박모(36)씨는 "도대체 어떤 물을 마셔야 할 지 종잡을 수 없는 상황"이라며 "서울시와 정부 시민단체가 머리를 맞대고 수돗물의 정확한 현황을 파악해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염영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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