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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불교학 세미나 / "불교학 최근 5년 전문서적 全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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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불교학 세미나 / "불교학 최근 5년 전문서적 全無"

입력
2001.03.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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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3년간 전문 학술 저서 제로." "1차 자료 연구 없이 일본의 연구에 의존한 불교학." "동어반복적이고 생명력이 없는 한국 불교학."한국 불교학의 연구 부진, 학문 자체의 대외 의존성을 정면으로 고발하는 세미나가 열릴 예정이어서 학계에 파장이 예상된다.

대한불교 조계종 종립학교 관리위원회는 20일 조계종 총무원 1층 회의실에서 '동국대학교 불교대학을 중심으로 본 한국 불교학의 진단과 전망'이란 세미나를 개최한다.

한국 불교학의 메카로 불리는 동국대 불교학부의 연구업적 검토를 통해 사실상 현대 한국의 불교학 연구사에 대한 적나라한 재조명을 시도한다는 점에서 이 세미나는 비상한 관심을 모은다.

발표자는 김종명 동국대 대우교수와 전재성 팔리 경전연구소 소장. 김교수는 발표문에서 동국대 불교학부가 최근 10년간 생산한 저서와 논문을 양적ㆍ질적인 측면에서 분석하고 있다.

그의 조사에 따르면 24명의 교수가 지난 10년간 출판한 저서는 87권이다. 1인당 연평균 0.36권, 최근 3년간은 0.04권에 불과하다. 한국 교수 평균 출판율 1.6권에 비교하면 불과 2.5% 수준이다.

특히 전문 학술 서적은 지난 10년간 6권에 불과했고, 그나마 1996년 이후에는 단 한 권도 출판되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나 충격적이다. 그간 불교계 일각에서 제기된 "불교 학술서 씨가 마른다"는 지적이 입증된 셈이다.

학술지 부분에 있어서도 26종의 불교 학술지 중 한국학술진흥재단으로부터 '학술지 등재 후보'로 지정된 것이 하나도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학술지 등재'는 한국학술진흥재단이 학술지 평가를 위해 98년부터 시행하고 있는 제도다. 김교수는 "불교학이 세계 학문계에서 큰 주목을 받고 있음에 불구하고 정작 1,600년의 불교 역사를 가지고 있는 한국에서 현대 불교학은 주변학문으로 밀려나 있다"고 진단했다.

전재성 소장은 한국 불교학의 기초학 부재를 집중적으로 비판한다. "한국 불교학은 일본의 연구에 의존, 2,3차 자료를 주로 이용한 뿌리없는 나무"라며 "원전 인용문이 대부분 일어 번역 스타일에서 벗어나지 못할 뿐 아니라 불교 용어를 일본식 한문으로 사용함으로써 불교학의 일본 의존성을 심화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1차 자료에 대한 접근이 없었던 것은 언어적 기반을 갖추지 못했기 때문이다. 불교의 원전은 산스크리스티어(고대 인도의 표준 문장어), 팔리어(남방 소승 불교 경전에 쓰인 언어), 티베트어, 한문 등으로 이뤄져 있다. 하지만 현재 이런 언어 이해를 바탕으로 1차 문헌을 연구할 수 있는 인력이 거의 없는 실정이다.

전 소장은 "거액을 들여 동국대 역경원이 번역한 고려대장경 한글 번역본도 오역이 많고 주석이 하나도 없어 다시 해야 실정"이라고 말했다.

결국 1차 자료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불교학은 생명력을 잃어 동어반복적이고 고답적인 학문으로 낙후됐다는 비판이다.

이런 특정학부의 연구업적 평가가 미치는 파장이 단지 불교학에만 국한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김종명 교수는 "이는 불교학뿐만 아니라 인문학 전체와 관련된 문제다"라고 말했다.

송용창기자

hermee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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