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배아 복제에 대한 논쟁 중 대표적인 것이 이른바 '14일 논쟁'이다. 14일 이전의 수정란을 과연 인간으로 볼 수 있느냐 하는 것이다.수정이 된 지 14일부터 모든 장기가 형성되는 8주까지를 보통 배아, 8주가 지난 뒤부터는 태아라고 부른다.
"14일 이전의 배아는 세포 덩어리로서 한 명의 인간이라고 보기 어렵다. 배아 복제 연구가 결코 인간의 존엄성을 해치지는 않는다"는 게 배아 복제 찬성론자들의 주장이다.
'현대 과학의 쟁점'은 게놈 연구, 복제 인간, 인공 지능 등 현대 과학의 18가지 주요 쟁점을 알기 쉽게 설명한 책이다.
복잡한 이론과 난해한 용어 때문에 자칫 강 건너 불 보듯 할 수 있는 현대 과학의 최신 쟁점들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점이 돋보인다.
이인식 과학문화연구소장, 김선영 서울대 생명과학부 교수 등 국내 대표적인 과학자 18명이 한 분야씩을 맡았다.
생명의 기원물질로서 핵산(DNA, RNA)은 어떻게 진화해왔는지, 천문학자들은 외계생명체의 존재를 어떻게 탐색하는지 등 우리가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흥미진진한 내용이 가득하다.
인공지능의 향후 발전 전망이나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대체의학의 기본 개념에 대해서도 깔끔하게 정리했다.
그렇다고 용어 설명만 돼 있는 것은 아니다. 현실과 미래 세계에 대한 자연과학자의 인문학적 염려가 각 글에 녹아있다.
생명공학에 대해 글을 쓴 이은경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생명공학의 무분별한 남용으로 인한 최악의 사태를 예상하고 이를 막기 위해 정책 입안자에게 압력을 행사하는 것이 우리의 최소한의 의무"라고 강조했다.
마찬가지로 황상익 서울대 의대 교수는 지난 해 6월 의사파업에 대한 여러 시각을 조심스럽게 소개했고, 최영락 과학기술정책연구원 부원장은 바람직한 한국의 과학정책에 대해 이야기했다.
범람하는 최신 과학기술이론을 넘어 세계를 제대로 바라보고자 하는 과학자들의 진지한 고민의 흔적이다.
이인식 등 지음ㆍ김영사 발행
김관명기자
kimkwm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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