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이나 호수의 수질에 문제가 생겼는지를 알아내는 조기경보체제 중에 물고기를 이용한 수질검사((Dynamic fish test)장치가 있다.유리로 만든 실험통에 역류성(逆流性) 물고기를 넣고 강물이나 호수물을 통과하게 한다. 일정한 유속을 가하면 물고기들은 뒤로 물러나지 않기 위해 헤엄을 친다.
만약 물속에 산소가 모자라거나 독성물질이 함유되어 있으면 물고기는 힘을 잃고 자꾸 뒤로 밀려 전자감응장치를 건드린다. 독일은 이 시스템을 개발하여 라인강의 수질감시에 큰 효과를 거두었다.
■환경부는 우리나라 주요 강에 이렇게 물고기나 물벼룩을 이용한 수질검사 장치를 설치하여 수질변화를 감시하고 있다.
인구 2,000만 명에게 상수도를 공급하는 팔당호의 수질을 최전선에서 감시하는 것은 버들개 세 마리다.
1급수 민물 어종인 버들개는 실험통에서 2분간 헤엄치고 8분간 쉬는 운동을 계속하게 된다. 이 버들개 세 마리가 헤엄을 잘 치며 뒤로 밀리지 않는 한 상수원은 일단 안심이다.
■42년만에 한강에 은어가 돌아왔다고 한다. 은어라면 맑은 물을 상징하는 어종이다. 산업화로 하천이 오염되면서 큰 강으로는 섬진강 정도가 은어의 서식처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잠실 수중보 근처에서 은어가 발견됐으니 한강물이 그만큼 맑고 깨끗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울한 뉴스로 주눅이 든 서울 시민들의 기분을 한 순간이나마 풀어주는 산소 같은 소식이다.
■한강관리 사업소의 조사에 의하면 한강 물고기는 58년 61종에서 90년21종까지 줄어들었다가 작년 다시 58종으로 늘었다.
산업화에 의한 수질오염과 둔치개발로 물고기 서식환경이 악화되었다가 이제 서서히 회복되고 있다는 방증이다.
그러나 잊지 말아야 한다. 생태계가 파괴되는 것은 짧은 시간에 가능하나 그 회복은 장구한 세월이 필요하다. 시민,기업,정부가 돌아온 은어를 생각하며 한강을 대했으면 한다.
/김수종 논설위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