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6년 3월16일 미국의 2인승 우주선 제미니 8호와 무인위성 아제나 로켓 사이에 세계 최초의 도킹이 이루어졌다. 도킹이란 우주선이 우주 공간에서 다른 비행체에 접근해 결합하는 것을 뜻한다. 도킹은 우주 정거장을 건설하거나 외계를 탐사할 때, 장비나 물자를 보급하고 승무원들이 우주선을 옮겨 타기 위해 실시된다.역사상 두번째 도킹은 67년 10월에 옛 소련의 코스모스 186호와 188호 사이에 이뤄졌고, 세번째는 68년 4월에 역시 옛 소련의 코스모스 212호와 213호 사이에 이뤄졌다.
둘다 무인(無人) 자동 도킹이었다. 도킹은 우주 개발에 불가결한 기술이지만 위험이 많이 따르므로, 우주 비행사들이 지상에서 하는 도킹 훈련은 시뮬레이터에 의해 세심하고 철저히 이뤄진다. 초정밀 컴퓨터가 개발되기 전에는 도킹은 공상과학 소설에서나 가능한 일이었다.
도킹이 이뤄지기 위해서는 우선 2개의 우주 비행체가 서로 접근해 상대 속도가 0이 되도록 하고, 서로의 도킹 장치가 결합할 수 있도록 위치와 방향이 맞아야 한다. 다시 말해 랑데부가 전제돼야 한다. 랑데부란 2개의 우주선이 우주 공간에서 만나 서로 나란히 비행하는 것이다. 랑데부는 '회합' 또는 '만날 약속'이라는 뜻을 지닌 프랑스어 단어다.
세계 최초의 우주 랑데부는 65년 3월15일 미국의 제미니 6호와 7호 사이에 이뤄졌다.
제미니 8호와 아제나 로켓 사이의 도킹을 실현하는 과정에서 랑데부 기술이 크게 향상되어, 뒷날 아폴로 계획에서 모선(母船)과 달 착륙선 사이의 랑데부가 가능하게 되었다.
1960년대까지는 우주 개발에서 미국과 옛 소련 사이에 경쟁만 있었으나, 75년 7월에 두 나라의 우주선이 지구 궤도 상에서 랑데부ㆍ도킹에 성공해 우주개발의 협력 시대를 열었다.
고종석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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