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 이사철을 맞아 부동산 중개수수료 바가지 요금에 이어 이삿짐 센터의 웃돈 요구 등 횡포가 잇따라 서민가계의 주름살이 더욱 깊게 패이고 있다.이사 당일 이삿짐 센터의 일방적인 해약으로 이사예정자들이 발을 동동 구르는 사태가 발생하는가 하면, 물품이 부서져도 '나 몰라라 '하는 이사업체들도 속출하는 등 소비자 피해가 급증하고 있다.
계약때부터 약관을 꼼꼼히 살피고, 업체에 모든 것을 맡기기 보다 세심한 관리ㆍ감독해야 만 낭패를 면할 수 있다.
■ 웃돈 요구는 예사
지난달 중순 경기 수원시 화서동에서 서울 양천구 목동으로 이사한 김모(50ㆍ여)씨.
김씨는 오전 8시부터 이삿짐을 반(半)포장으로 옮기기로 하고 이삿짐센터와 50만원에 계약했다.
그러나 이삿짐 센터측이 이사 당일 "예상보다 짐이 많고 사다리차를 사용해야 한다"며 30만원을 더 요구했다.
김씨는 이삿짐 센터 직원들과 비용문제를 놓고 1시간여 동안 입씨름을 벌였으나, 이삿짐 센터 직원들이 모두 철수하는 바람에 가까스로 다른 이삿짐센터를 찾아 오후1시께 짐을 옮기느라 곤욕을 치렀다.
이달초 서울 영등포에서 동작구 대방동으로 이사한 정모(42)씨는 이사를 마치고 짐 정리를 하던중 깜짝 놀랐다.
구입한 지 3개월도 채 안된 냉장고가 심하게 부서진 데다 30만원짜리 탁자도 여기 저기 흠집이 생긴 것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컴퓨터 모니터도 깨져있는 등 온전한 세간살이를 찾아 보기 어려웠다.
화가 치민 정씨는 이삿짐 센터에 항의했으나 이삿짐 센터는 "이사를 하다 보면 그럴수 있는 것 아니냐"며 황당한 반응을 보였다. 결국 정씨는 관할 구청에 신고해 이삿짐 센터로부터 냉장고 수리비명목으로 20만원을 받기로 했으나 아직도 분을 삭이지 못하고 있다.
■ 20여일만에 600여건 접수
이 같은 소비자 피해가 급증하자 서울시와 경기도는 지난달 26일부터 '이사철 소비자보호 특별단속'에 나서고 있으나 이삿짐센터의 횡포는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서울에서는 대책본부를 운영한지 불과 20여일만에 웃돈 요구, 물품 파손 등 각종 부당행위 접수건수가 무려 600여건에 이르고 있다. 경기도에서는 올들어서 60여건(지난해 52건)이 접수됐다.
■ 계약조건 등 꼼꼼이 따져야
이 같은 운송업체의 불법ㆍ부당행위를 막기 위해서는 파손시 보상, 사다리차 사용여부 등 계약조건을 꼼꼼히 따지며 계약해야 한다고 소비자보호원 등은 권고하고 있다.
또 물품의 파손과 분실을 막기위해서는 이삿짐 센터에 모든 일을 맡기지 말고 철저히 관리ㆍ감독하는 한편 귀중품 등은 반드시 직접 휴대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경기도 소비자보호정보센터 관계자는 "이삿짐이 파손되거나 분실된 경우, 당일 현장에서 확인하지 않으면 보상받기 어렵다"며 "이삿짐 업체와 분쟁이 발생할 경우 관할 구청이나 한국소비자보호원에 신고하면 절차를 거쳐 보상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신고전화 서울 (02)3707-9777~8, 경기 (031)249-4816
송두영기자
s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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