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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세제개편이 성공하려면

입력
2001.03.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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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과표양성화 진전에 따른 국민 세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세율인하를 포함한 조세제도의 전면적인 개편에 착수하리라 한다.미국 등 주요 국가의 세금감면 조치 뿐 아니라 최근 우리의 경제 동향 및 세제ㆍ세정 등과 관련해서도 감세 문제는 현 시점에서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사항으로 정부의 방침은 시의적절 하다고 평가된다.

신용카드 사용 증가와 징세행정 강화 등으로 과세표준의 현실화가 어느 정도 이루어지면서 세금이 늘어났다.

경기는 좋지 않은데 세금은 더 내야 하는 데서 조세저항 발생 가능성이 있어 이를 사전에 방지하겠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미국에 이어 유럽연합(EU) 등 다른 나라들이 세율을 낮추면 조세경쟁력 차원에서 우리도 세금을 줄일 수밖에 없다는 점도 고려됐다.

세금이 예상보다 많이 걷히고, 자영업자들의 탈세 여지가 갈수록 좁아지는 상황에서 세율 인하는 바람직하다. 세수 기반은 넓히고 세율은 낮추는 것이 세정의 기본이다.

특히 자영업자나 봉급생활자 등 중산층의 체감 세부담은 그 어느 때보다 높아 감세는 가능한 한 빨리 이루어져야 한다.

공연히 정쟁(政爭) 등에 휘말려 미적거릴 경우에는 효과가 반감될 뿐 아니라 조세저항을 초래할 우려가 있다.

문제는 재정이다. 100조원이 넘는 공적 자금 투입과 재정적자, 막대한 사회복지지출 등으로 세금 쓸 곳은 많아 이를 어떻게 해결하느냐는 것이다.

더욱이 우리 경제가 외환위기에서 상대적으로 빠르게 벗어날 수 있었던 것은 그나마 재정이 건전했기 때문이었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또 세율은 한번 내리면 다시 올리기가 무척 어렵다.

중ㆍ장기 세수 전망에 대한 정확한 예측이 선행되어야 한다.

지난해 세금이 많이 걷혔다고는 하지만 그 내용을 들여다보면 문제점이 적지 않다. 너도 나도 증시에 뛰어드는 바람에 증권거래세가 당초 예상의 3배에 달하는 등 간접세 징수는 크게 늘었지만, 상속세는 예상에 못미쳤다.

세율인하도 중요하지만, 음성 불로소득에 대한 철저한 과세가 더 시급하고 중요하다. 세금의 기본은 형평성과 공정성이다.

세금을 깎아주는 것은 인기 상승과 직결되는 정책이지만, 치밀한 계산이 없으면 결국 중ㆍ장기적으로 국민들의 부담만을 늘리게 된다. 당장 국민 불만 달래기식이 아닌 합리적인 개편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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