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역 여파로 영국,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 각국의 축산업이 엄청난 피해를 보고 있으며 전세계 가축ㆍ육류 교역이 심각한 타격을 받고 있다.우리나라를 비롯해 미국, 일본 등 각국들의 육류 및 낙농 제품 금수로 유럽연합(EU)은 벌써 수출에 어려움을 겪기 시작했다. 광우병에 이어 구제역까지 덮친 영국의 축산업은 이미 최악의 상황에 빠졌으며 프랑스는 관광산업까지 적지 않은 피해를 볼 것으로 전망된다.
3억 마리의 가축을 사육, 지난해 쇠고기만 60만 톤 가까이 수출한 EU는 미국, 캐나다 등의 금수 조치로 당장 15억 달러 정도의 피해를 볼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406억 달러의 농산물을 수출, 미국에 이어 농산물 수출 세계 2위인 프랑스는 막대한 손해가 불가피하다.
역시 농산물 수출 대국인 아르헨티나도 구제역 여파로 올해 최대 6억 4,000만 달러의 무역 손실을 볼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구제역 발생국에서는 ▦발병 가축의 도살 ▦농가 피해 보상 비용도 만만치 않다. 현재 17만 마리의 가축을 도축ㆍ폐기한 영국은 농가에 보상비(마리 당 소 663달러, 돼지 100달러, 양 65달러)를 지급하고 있지만 예정한 양 50만 마리를 도살할 경우 액수는 기하급수로 늘어난다.
1967년 구제역으로 가축 44만 마리를 도살할 당시 영국은 비용으로 4억 달러(현시가 약 43억 달러)를 지출했다. 프랑스와 독일도 구제역과 관련한 방역 비용 등으로 각각 2억 6,500만 달러, 5억 6,100만 달러의 예산을 최근 책정했다.
또 미국 등 각국들이 방역 비용은 지출하는 금액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강한 전염성 때문에 구제역 발생국들이 발병지 뿐 아니라 농촌 지역의 출입을 아예 금지하고 있어 관광 산업의 피해도 크다. 영국 시골의 관광 수입은 구제역 발생 이후 모두 173억 달러의 손실을 본 것으로 추산되고 있는 가운데 크리스 스미스 영국 문화부 장관은 "농촌지역 통행 금지로 매주 7,250만 달러의 손실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
아일랜드 역시 관광객 100만 명이 줄어 7억 달러의 관광수입 감소를 예상하며 세계 최대 관광 대국 프랑스도 당장 피해가 닥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편 가축 피해가 잇따르면서 미국 시카고 곡물거래소에서는 사료용 콩 가격까지 하락 조짐이다. 가축의 대규모 도축에 따른 사료용 곡물 수요 감소 전망에 따라 13일 콩의 선물 가격이 1% 하락하는 등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김범수기자
bskim@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