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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야성 속으로" - '청도 소싸움축제' 24일 개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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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야성 속으로" - '청도 소싸움축제' 24일 개막

입력
2001.03.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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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위적으로 싸움을 붙일 수 있는 가장 큰 동물을 꼽으라면. 당연히 소(牛)다. 무게는 거의 1톤에 가깝다.시인 정지용의 '향수'에 나오는 '게으른 울음을 우는 얼룩배기 황소'가 아니다. 눈을 부라리고 처절하게 몸을 부딪히는 무서운 소다. 그래서 소싸움은 상상하는 것보다 훨씬 역동적이다. 튀는 모래와 뼈가 부러지는 듯한 육중한 소리가 관중석을 뒤덮는다. 한마디로 '쇼킹'하다.

한국 소싸움의 최대 행사인 '2001 청도 소싸움 축제'가 24일부터 28일까지 5일간 경북 청도군 이서면 서원천 둔치 특설 경기장에서 열린다.

전국 규모의 행사로 열린 지 올해로 세 번째이다. 그러나 짧은 연혁에도 불구하고 매우 성공적인 지역 축제로 평가를 받고 있다.

매년 30만 명에 가까운 관중이 다녀갔고, 지난해 열렸던 제1회 지방자치단체 개혁박람회에서 우수개혁 사례로 선정됐다.

외국, 특히 일본에서 인기가 높다. 올해에는 일본 아마추어 사진작가 50여 명이 내한해 역동적인 모습을 카메라에 담을 예정이다.

소싸움의 유래는 명확하지 않다. 목동들이 무료함을 이기기 위해 소에게 싸움을 붙였고 그 것이 지금의 소싸움으로 발전돼 왔다고 한다.

영남 지역의 함안, 진주, 김해 등에서도 소싸움 행사가 벌어지지만 예로부터 청도가 가장 '깡다구 있는 소'를 길러왔다.

싸움소는 일반 소와 완전히 구별된다. 아예 논두렁과는 인연이 없다. 송아지 때부터 점지돼 특수 훈련을 받고 만 2세가 되면 싸움에 출전한다.

현재 싸움소는 전국적으로 약 200 두 정도. 모래밭 달리기, 산악구보, 뿔 받기, 타이어 끌기 등 기본적인 체력 훈련은 물론 스파링 파트너를 찾아 실전 기술 연습도 한다.

하루 평균 2~3시간씩 이루어지는 훈련은 소 주인조차 녹초가 될 정도로 힘들다. 대회가 임박해지면 체력 보강식이 제공된다.

콩, 보리, 밀 등을 섞은 여물에 인삼, 당귀, 천궁 등 한약재가 들어간다. 우승권에 들 만큼 잘 훈련된 싸움소의 가격은 3,000만~4,000만원 선.

그러나 매매는 절대 이루어지지 않는다. 소 주인이 도무지 팔 마음이 없기 때문이다.

올해 소싸움 축제에는 180 두의 싸움소가 참가한다. 갑종(730㎏ 이상) 을종(640~729㎏) 병종(570~639㎏) 등 세 체급으로 나누어 토너먼트를 벌인다.

우승 상금은 1,000만 원. 볼거리도 풍성하다. 일본 가고시마(鹿兒島)의 투우협회 소속 일본 투우 3두가 참가해 한국 소와 싸움을 벌이는 한일친선 소싸움 경기도 벌어진다.

일본의 싸움소는 몸이 검은 것이 특징. 검은 소와 누런 소가 피를 튀기며 벌이는 한일전은 흥겨운 응원전 속에서 펼쳐진다.

이미 일본의 '선수'들은 청도에 도착해 현지 적응 훈련을 받고 있다. 매일 오후 2시부터 한일전이 벌어진다.

주한미군을 중심으로 구성된 한국카우보이협회의 로데오 시범도 있다. 24, 25일 낮 12시부터 오후 2시까지 다양한 소타기 묘기를 보여 줄 예정이다. 전국 사진공모전도 열린다.

100만 원의 상금이 걸려있다. 소싸움 축제의 모습을 담아 4월 21일까지 소싸움 축제 추진위원회(054-370-6061)에 제출하면 된다.

인터넷으로 소싸움을 볼 수 있다. 인터넷 방송국인 Corea TV(www.coreatv.com)가 생중계한다. 올해에는 5만 명이 동시에 접속할 수 있도록 장비를 개선했다.

소싸움 축제는 이르면 내년에는 전용 경기장에서 열린다. 지금까지는 강변에 나무로 엮어놓은 우짱(牛場)에서 벌어졌는데, 현재 97억원의 예산을 들여 청도군 화양읍 삼신리 용암온천 지역에 상설 소싸움 경기장을 짓고 있다. 1만 석의 관중석과 400여 대를 세울 수 있는 주차장, 비를 피할 수 있는 돔 형 지붕이 설치된다.

권오현기자

koh@hk.co.kr

■뿔걸이·옆치기·들치기등 기술 다양

소싸움 승패의 기준은 간단하다. '도망'이다. 소가 등을 보이고 후퇴한 뒤, 1분이 경과하도록 싸울 의사를 보이지 않으면 지는 것이다.

물론 경기를 치를 수 없을 정도로 치명상을 입어도 패한다. 시간 제한이 없기 때문에 서로 임자를 만나면 1시간은 후딱 지나간다.

그러나 소싸움의 기술은 간단하지 않다. 사람들이 벌이는 씨름 만큼이나 다양한 기술이 응용된다. 단순하게 힘으로 누르는 것보다 절묘한 기술로 상대를 제압할 때 관중들은 더욱 흥분한다.

▦들치기=머리를 상대 목에 걸어서 공격하는 방법. 노련미와 체력을 동시에 요구하는 기술이다.

▦머리치기=정면에서 상대 소의 머리를 들이받는 기술로 소싸움에서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기술이다. ▦목치기=상대 소의 틈을 노려 목을 공격하는 기술.

싸움소의 신경전에 이어 펼쳐진다. ▦밀치기=온 힘을 다해 서로를 미는 기술로 기초 체력과 특유의 뚝심이 필요하다.

▦뿔걸이=상대방의 뿔을 걸어 누르거나 들어 올리는 공격. 뿔을 이용한 적극적인 기술이다. ▦뿔치기=뿔을 좌우로 흔들어 상대방의 뿔을 공격하는 기술. 일단 상대를 제압할 때 쓴다. 이후 다른 공격이 이어진다.

▦옆치기=일명 배치기. 크게 옆으로 돌아 상대의 옆구리를 가격하는 기술. 경기를 마무리 할 때 쓰는 결정적인 공격기술이다.

■싸움만 볼수 있나?

영남 알프스 자락인 청도는 아름다운 고장이다. 깊은 계곡 속에 명소도 많다. '청도의 눈'으로 불리는 운문사가 압권이다. 신라 진흥왕 21년(560년)에 창건된 고찰. 한때 2,000 여 명의 승려가 수도했던 대찰이다.

1958년 비구니 전문강원을 개설했고, 지금도 경학을 탐구하는 승가대학이 있다.

대웅보전(보물 제835호) 등 7점의 문화재와 천연기념물 제180호인 '처진 소나무'가 있다. 절 앞까지 도로가 나 있지만 입구 주차장에 세우고 걷는 것이 좋다.

울창한 소나무 숲길이 산보에 제격이다. 안반과 홍두깨를 내놓고 직접 국수를 미는 칼국수집이 길 양쪽에 가득하다.

운문면과 경남 언양의 경계를 흐르는 삼계리 계곡은 봄 정취를 만끽하기에 좋다. 배너미, 생금비리, 개살피 등 세 계곡으로 이루어져 있어 삼계리라는 이름을 얻었다.

영남 알프스의 주봉인 해발 1,240㎙의 가지산에서 발원한 맑은 계곡물, 그 물에 씻겨 반짝거리는 바위, 계곡을 온통 뒤덮을 듯한 울창한 숲 등 아름다운 자연과 만날 수 있다.

학일산 기슭에 자리한 청도온천은 유화수소천으로 피부병, 신장질환, 류머티스 등에 효과가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인근 주민의 치아가 녹황색으로 변질된 것을 보고 광물질이 다량 함유된 물의 존재를 확인했다. 1993년 5월부터 온천 시욕장을 개장해 운영하고 있으며 현재 대규모 관광휴양지가 조성되고 있다.

청도읍성은 고려시대부터 있었던 유서깊은 성. 원래 토성이었던 것을 조선 선조 23년(1590년)에 돌을 섞어 다시 쌓았다.

대부분 허물어지고 지금은 그 흔적만 남아 세월의 흐름을 이야기한다. 관광안내 청도군청 도시과 (054)371-6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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