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만금 사업을 둘러싸고 환경단체와 정부관계자 사이에 주장이 엇갈리고 있다. 환경단체는 시화호 수질오염을 빌미로 새만금 사업을 전면 중단해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정부측에서는 우량농지와 수자원 확보를 위해서 꼭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현명한 판단을 위해 필자의 의견을 제시하고자 한다.첫째, 미래세대의 식량과 물부족의 위기를 걱정해야 한다. 지금 우리의 식량 자급률은 30%도 못미친다.
또한 20세기는 석유확보를 위한 전쟁이었다면 21세기는 물확보를 위한 전쟁이 일어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으며, 유엔은 우리나라를 이미 물부족국가로 분류하고 있다.
새만금 사업은 이러한 식량과 물부족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공익사업으로, 이 사업이 완공되면 여의도의 140배에 달하는 국토가 새로 생겨나고 여기서 생산되는 쌀만해도 국민 150만명이 1년 동안 자급자족할 수 있는 양이 되며, 연간 10억톤의 수자원을 확보할 수 있다.
둘째, 새만금호는 시화호와는 전혀 다르다. 환경단체는 새만금호의 제2시화호 전락을 우려하고 있다.
그러나 새만금호는 시화호와 달리 유역배율(流域倍率)이 크고, 인근에 공단이 없으며 오염원이 멀리 산재해 있어 자연정화기능이 크며, 유입하천의 수질오염도도 시화호의 5분의 1 수준으로 낮다.
또한 금강, 대호, 영산강, 삽교, 아산지구 등 간척사업이 성공적으로 추진돼 본래의 목적대로 잘 활용되고 있는 사업지구들의 예를 보더라도 간척사업이 모두 시화호와 같이 될 것이라는 인식은 버려야 할 것이다.
셋째, 간척사업 이후에도 갯벌은 새로이 형성된다. 우리나라 서해연안은 조수간만의 차가 크고 퇴적물의 공급이 원활해 간척사업 이후에도 새로운 갯벌이 지속적으로 형성되고 있다. 예를 들면 아산방조제와 금강하구둑 외측에 새로 넓은 갯벌이 형성되었다.
넷째, 새만금 사업의 중단은 곧 환경파괴다. 새만금 사업은 지난해까지 1조원이 넘는 사업비를 투입하여 방조제 19㎞를 이미 막았다.
만약, 공사를 중단하면 방조제를 막는데 투입된 엄청난 양의 토석(土石)과 시멘트가 파랑, 조류, 해일 등에 의하여 유실돼 환경재앙을 불러올 것이다.
이상의 설명은 새만금사업이 왜 추진돼야 하는가를 잘 말해주고 있다. 이제는 개발과 보전이라는 단순한 흑백논리를 지양하고 미래세대를 위해 새만금사업을 어떻게 추진하는 것이 가장 올바른 길인지를 모색해야 할 것이다.
권순국ㆍ서울대 농업생물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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