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차 남북 장관급 회담이 무기 연기된 가운데 북한 방송들이 14일 10여건의 미국비난 보도를 집중적으로 내보내면서 '식인종의 나라' '미제침략군' 등 강렬한 용어를 사용해가며 비난 수위를 높였다.14일 오후 1시 이후 1시간 동안 6건의 대미 비난 보도를 방송한 평양방송은 "미국이 한국전쟁에서 저지른 대학살은 인류 역사상 유례없는 것"이라며 "세계는 미국을 식인종의 나라라고 준열히 규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중앙방송도 "미제침략군이 한국전쟁 때 경북 경산에서 주민들을 학살한 사실이 새로 밝혀졌다"고 밝혔다. 이날 보도는 리처드 바우처 미 국무부 대변인이 "회담 연기가 미국의 대북강경정책 때문이라는 주장은 순전한 추측에 불과하다"고 밝힌 뒤 나온 것이다.
앞서 13일 조선중앙TV는 '미국은 대조선 적대시 정책을 포기해야 한다'는 제목의 보도에서 "미국 새 행정부가 전임정권의 공약을 외면하고 테러지원국이니 하면서 계속 떠들고 있다"고 비난했다. 중앙방송도 미국의 국가미사일방어(NMD체제를 비난하는 '제국주의자들의 가짜 평화에 속지 말아야 한다' 는 등의 보도를 전했다.
평소 1~2건이던 대미비난 보도가 크게 늘었지만, 북한 공식매체에서 대남 보도 기조는 예전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당국은 "대미 비난 횟수가 늘고 용어도 강렬해졌지만 북한이 정색을 하고 미국을 비난하는 수준은 아직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영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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