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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에서] 남해군청의 민방위 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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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에서] 남해군청의 민방위 교육

입력
2001.03.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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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해군청이 지난 해부터 민방위교육을 인터넷 교육시간으로 활용하고 있다.지난해 3월에 남해읍 주민 100명을 대상으로 처음 실시한 결과 반응이 좋아 이달 말부터 시작되는 올해 교육에서는 군 전역으로 확산해 민방위 대상자 1,284명이 고루 인터넷 교육을 받도록 할 계획이라고 한다.

알다시피 우리나라 성인 남자라면 대부분 예비군을 마친 후 45세까지 민방위교육을 1년에 8시간 받도록 되어있다.

그런데 막상 현장에서는 별로 가르칠 것도 없어서 이 시간은 억지로 때우는 시간이 되어있다. 물론 화생방 공격에 대비한 방독면 사용법이나 지진시 대피요령, 인명구조법등을 가르치긴 하지만 실생활과는 유리되어 있어서 시간낭비라고 여기는 사람들이 많다.

남해군청 민방위교육팀장인 정문한(鄭文翰ㆍ45)씨는 "맨날 그런 것 가르쳐야 듣지도 않고, 농촌사람들한테 쓸모도 없고 해서" 인터넷 교육을 시작했는데 반응이 아주 좋았다고 한다.

지금은 농촌에도 대부분 가정이 자녀를 위해 컴퓨터를 구비해놓았는데 읍민 중에도 '웬지 겁이 나서' 직접 써보지는 않은 사람이 70%는 되었다고 한다.

민방위교육시간에 하는 인터넷 교육이라야 컴퓨터에 자신을 갖게 하는 초급 강의가 전부였지만 군민들은 상당히 인상적이었던지 "컴퓨터 강의 정말 재미있다"는 글을 군청 인터넷 사이트 게시판에 잔뜩 올려놓았다.

이 사이트에는 또 틀린 맞춤법과 사투리를 아랑곳 않고 현장의 소리를 생생하게 전하는 군민들의 글이 많이 올라있는데 이런 것도 이 같은 정보화 교육 덕분이 아닌가 싶다.

정씨는 일단 민방위교육으로 인터넷에 맛을 들인 군민은 군의 전산교육실이나 남해전문대를 활용해 심화교육을 받을 수 있다고 한다.

요즘 교육방송에서 건강법을 강의하는 이규학(李奎學)씨는 99년부터 민방위조직을 사회복지조직으로 전환하고, 민방위교육도 남녀노소가 누구나 받을 수 있는 사회구조교육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가령 전업주부인 중년여성들은 아동양육법을 체계적으로 배워서 맞벌이가정의 어린이를 위탁양육해줄 수 있으며 구체적인 건강비결과 재난방지요령도 민방위교육을 통해 전국민이 습득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그는 주장해왔다.

그러나 그의 대안은 구상은 좋았으나 행자부를 중심으로 전국의 조직을 개편하는, 일종의 상명하달식, 중앙집중식이어서 현재까지 실현이 되지 않고 있다.

그런 점에서 남해군처럼 군단위에서 자발적으로 이 시간을 실생활에 필요한 교육시간으로 활용하는 것이 널리 확산된다면 그 의미는 클 것이다.

이 것은 인터넷 교육 뿐 아니라 토론과 글쓰기, 외국어 교육 등 지역민들에게 맞는 갖가지 아이디어로 확대될 수도 있을 것이다.

지역에 따라서는 전 군민에게 관광안내 요령을 익히게 해서 어떤 외지인이 어디를 찾아와도 군민 누구나 즉시 관광안내가 가능하도록 만들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농촌이 도시의 산업시설을 부러워하지 않고 자연 자원 그 자체로 수익을 올릴 수도 있다. 인적자원의 수준이 성장하면 경제성장은 자연 뒤따라 온다는 것을 우리는 네덜란드와 싱가포르에서 잘 알 수 있다. 멀리서 배울 것이 아니라 남해군에서 다른 군도 배웠으면 좋겠다.

서화숙 여론독자부 차장

hssu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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