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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경제, 해외 변수도 먹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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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경제, 해외 변수도 먹구름

입력
2001.03.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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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경제의 목줄을 쥐고 있는 주요 해외 변수들이 매우 불안한 움직임이다. 엊그제 국내 증시의 폭락도 기본적으로 이 때문이었다.다행이 주가가 곧바로 반등은 했지만 전날 폭락에 대한 기술적 반등에 불과하다. 아무튼 세계 경제에 심상치 않은 기류가 갈수록 커지고 있는 것 만은 사실이다.

비단 우리만의 문제가 아니지만 수출 등 대외 의존도가 어느 나라보다도 높은 만큼 경계와 대책도 그에 걸맞게 바짝 조여야 할 것이다.

먼저 주목해야 할 대상은 일본 경제의 디플레이션 현상이다. 작년 하반기에 다소 나아지는 듯 했던 일본 경제는 최근 완전히 주저앉아 한마디로 심리적 공황상태다.

소비와 투자 부진, 부실채권과 국가채무 누적 등으로 인한 복합 불황은 이미 세계시장 흐름에 반영되었지만 최근 '3월 위기설'의 대두와 함께 새로운 쇼크를 주고 있다.

이에 따라 일본정부가 국면 타개책으로 추진할 가능성이 높은 '엔 저(低)정책'이 무엇보다 우리에게 걱정거리다.

그렇지 않아도 최근 엔화의 평가절하 속도가 원화 절하 속도를 크게 앞지르고 있는 마당에 엔 평가절하가 더욱 가속화할 경우 우리의 수출경쟁력과 무역수지 등에 끼칠 피해는 이루 말 할 수도 없을 것이다.

일본 은행들의 한국에 대한 채권 회수 가능성도 현재로서는 희박하지만 그렇다고 안심하기에는 일본 경제가 너무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미국경제 마저 여전히 안개 속이라 불안을 더하고 있다. 엊그제 기술주 중심인 나스닥시장 뿐 아니라 굴뚝 대장주들이 모인 다우존스지수까지 폭락한 사실이 웅변하듯 적어도 가까운 장래에 미국경제가 회복될 가능성은 희박하다. 오히려 아직도 바닥이 어디인지 조차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세계 경제가 본격적인 위기상황에 진입했다고 속단하기는 이르다. 그러나 적어도 태평양 양안에서 성장의 감속이 급격하게 진행되고 있으며, 예측 불가능한 변동성이 커지고 있는 것만은 부인하기 어렵다.

특히 세계경제의 양대 기관차인 미국과 일본이 서로 상대방 경제를 의심하면서 상황악화를 가중시키고 있는 것은 상당히 위험한 조짐이다.

그런데도 정부는 '펀더멘털'이 아니라 '체감경기', 그것도 주식경기에 마냥 목을 매고 있는 형국이다.

바깥 변수가 불안한 상황일수록 단기처방보다 구조조정을 통한 근본적 경쟁력 제고에 정책의 주안점을 두어야 한다. 환율과 통화신용 에너지수급 기업정책 등 부문별 대책들도 일제히 재검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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