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봄 진(jin)의 변주가 다채롭다. 캐주얼하고 질긴 소재라는 고정 관념은 날려버릴 것. 으레 떠올리는 바지와 재킷, 기껏 스커트가 아니다. 명품 핸드백에서부터 프릴 달린 홀터네크 톱으로, 트렌치 코트로, 수트와 수영복, 운동화, 하이힐, 시계줄, 벨트, 헤어밴드, 지갑으로 진이 화려하게 재탄생하고 있다.소재의 느낌도 다양하다. 기본 데님은 물론, 낡고 바랜 더티 진, 골드나 실버 등으로 코팅된 진, 하늘색부터 흰색까지 다양하게 물을 뺀 워싱 진.. 디자인도 허리 부분을 아예 잘라버린 것, 엉덩이가 드러나 보일 정도의 핫 팬츠와 미니 스커트 등으로 과감해졌다.
굳이 '진 브랜드'가 아니라도 올 봄/여름 신상품 목록엔 진이나 데님이 꼭 끼어 있다. 해외 유명 디자이너 중 장 폴 고티에는 청바지의 한쪽을 잘라내고 다른 소재와 섞은 파격을 선보였고, 존 갈리아노는 청바지의 허리 부분만 잘라 액세서리나 수영복 등으로 활용하는 아이디어를 냈다. 샤넬도 두 가지 소재가 섞인, 꽉 끼는 여성스러운 실루엣의 청바지와 수트 재킷을 매치했다. 막스&코, 미스 식스티, XIX 등에서는 금속성 느낌으로 코팅된 청바지들을 선보였다.
이 같은 데님의 시도는 히피 룩, 섹시 룩이 유행했던 1970~80년대로 회귀하는 경향 때문이다.
그러므로 올 봄의 진은 다소 파격적으로, 또는 글래머러스하게 연출해야 제대로 소화하는 길이다. 같은 A라인의 진 스커트라도 길이가 무릎 아래로 내려오는 긴 스커트는 촌스런 느낌이지만 짧은 것으로 골라 몸에 꼭 맞는 파스텔톤 니트나 꽃무늬 면 T셔츠와 매치하면 새롭다. 7부 청바지도 운동화나 면 셔츠와는 평범하게 지나치지만 골드빛 톱과 금속체인 벨트, 굵은 금속 목걸이 등과 매치하면 그만이다.
구제풍의 청바지는 보라색 노란색 연두색 등의 꽃프린트 블라우스, 레이스 장식이 달린 블라우스 등과 조화시킨다. 1980년대 가수 마돈나가 입었던 것 같은 나팔바지에는 원색 재킷을 입는다. 바지 색이 너무 밝은 것은 퍼져보이므로 피하는 게 좋다. 금속성 진은 몸매를 드러내도록 꽉 끼는 것으로 골라 뾰족 굽의 하이힐, 복고적인 보잉 선글라스와 함께 코디한다. 여기에 같은 진 소재의 신발이나 핸드백을 걸치고 스카프를 두건처럼 머리에 묶으면 코디가 완성된다.
진은 대체로 관리가 편하다. 그러나 염색이 짙은 진은 처음 한번 드라이클리닝한 후 물세탁을 해야 본래의 색상을 유지할 수 있다.
김희원기자 h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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