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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부안초교 지휘자 최홍렬씨 "음악과 아이들이 좋아 못 떠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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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부안초교 지휘자 최홍렬씨 "음악과 아이들이 좋아 못 떠납니다"

입력
2001.03.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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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자라기보다는 아이들의 긴장을 풀어주는 박자 기계지요."17년 동안 각종 전국 관악경연대회를 휩쓴 전북 부안초등학교 관악대 지휘자 최홍렬(崔弘烈ㆍ47)씨는 "매년 대회를 준비하다 보니 여기까지 왔다"면서 "아이들이 단체활동을 통해 조화를 깨달아 가는 것이 가장 큰 보람"이라고 말했다. 음악을 전공하지도 않았고 교사도 아닌 최씨는 9급 기능직원.

한 곳에 정착하지 못하는 젊은 날의 방황을 접고 84년 부안초등학교 기능 사무직으로 아이들과 인연을 맺은 최씨는 우연히 학교에 있던 관악대를 맡아 85년부터 지난해까지 전국 관악대회에서 한 해도 빠지지 않고 최고상을 휩쓸었다.

관악대를 맡은 지 1년만인 85년 제10회 대한민국관악경연대회(옛 전국관악경연대회)에서 금상을 차지한 뒤 지난해 제25회 대회까지 매년 금상을 거머쥔 것. 부안초교 관악대 학생 29명은 지난해 창단된 전북도어린이관현악단의 주축이 돼 활동하고 있으며 지방 자치단체나 각 단체의 각종 음악회에 초청받아 연주를 할 정도로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이 학교 신병영(辛棅永) 교장은 "관악대가 유명해니까 저학년 학생들은 빨리 4학년이 돼 관악대에 들어가는 것을 희망으로 삼는다"면서 "최씨는 아이들의 마음을 읽을 수 있는 눈을 가진 것 같다"고 말했다.

고졸인 최씨는 학창시절 음악부에서 트럼펫을 불었고 군대에서 1년간 군악대원으로 활동했었다. 최씨는 "음악을 전공하지 못해 지금까지 느낌으로만 가르쳐 왔지만 별 어려움은 없었다"면서 "바순과 팀파니 등 다양한 악기를 갖추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부안=최수학기자

sh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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