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 증시의 나스닥 시장을 진원지로 한 주가 폭락사태가 세계 증시를 차례로 강타했다.뉴욕 증시의 나스닥 지수가 12일 심리적 저지선인 2,000선이 무너지면서 전날 종가 보다 129.40포인트(6.30%) 하락한 1,923.38로 2년 3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자 일본을 비롯한 아시아 증시가 13일 동반 대폭락했다.
일본 도쿄(東京) 증시의 닛케이(日經) 지수는 이날 개장하자 마자 1만2,000선이 붕괴되면서 전날 종가보다 351.67엔(2.9%) 떨어진 1만1,819.70엔으로 마감, 1985년 2월 이후 16년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홍콩 항셍지수, 싱가포르 스트레이츠 타임스 지수도 개장과 동시에 3% 이상 폭락하는 등 공황 장세를 연출했다. 유럽의 최대 경제국인 독일은 대미 수출여건의 악화로 인한 경기 하락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올 예상 성장률 재조정 작업에 들어갔다.
이번 세계 증시 대폭락 사태는 나스닥 시장에서 첨단 기술주가 여전히 높이 평가됐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기업들의 잇따른 수익악화 경고가 겹치면서 촉발됐다. 전문가들은 기술주에 대한 투자 여건이 단기간에 개선되기 힘든 만큼 당분간 주가가 반등하기는 힘들 것으로 진단하고, 특히 디플레로 빠져든 일본 경제가 살아나지 않는 한 세계 경제는 조정기가 예상보다 클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일본 언론들은 정부가 현 경제를 디플레 상태임을 시인할 계획이라고 전하면서 모리 요시로(森喜朗) 총리가 긴급대책 본부를 설치하라는 지시를 했다고 보도했다.
1997년 금융위기를 겪은 아시아 국가들은 이 같은 미국과 일본의 악재, 금융부문 등의 구조조정의 미흡 등으로 심각한 타격을 입을 수 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우려하고 있다.
이들은 20일 열릴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결정할 금리 정책에 따라 단기적으로 뉴욕 증시의 향방이 갈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들은 금리인하의 폭이 0.75% 정도는 돼야 증시가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으나, FRB가 어떤 결정을 내릴 것인가는 불확실하다.
황유석기자 aquarius@hk.co.kr
미국 나스닥시장의 붕괴 충격으로 국내 증시가 급락, 종합주가지수 530선과 코스닥지수 70선이 무너졌다.
13일 주식시장에서 종합주가지수는 외국인들이 금융주와 블루칩 종목을 중심으로 1,500억원이 넘는 대규모 매도물량을 쏟아내면서 전날보다 17.08포인트 떨어진 527.97로 마감됐다. 특히 외국인투자자들의 집중적인 매도공세로 현대관련주는 대부분 폭락세를 보였다. 이날 주식값이 오른 종목은 상한가 20개를 포함한 114개에 불과한 반면 내린 종목은 731개로 연중최대치를 기록했다.
한편 코스닥시장도 전날보다 3.76포인트 폭락(5.19%)한 68.57로 마감됐다. 코스닥지수 70선이 무너진 것은 지난 1월11일 이후 두달만이다.
김병주기자 bj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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